최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기가 다가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퇴직 후의 삶을 위한 새로운 직업을 고려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술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고 싶어 술 빚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거나 전문적인 양조교육을 이수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다수 있다. 베이비붐 세대가 아니어도 수제 맥주나 전통주 등을 직접 빚어 마시며 전직과 창업에 대한 관심을 갖는 젊은 사람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현상은 세계적인 추세로 산업사회의 풍요를 맛본 세대들이 더 이상 공산품에 열광하지 않고 소규모로 생산되는 제품들에 가치를 두는 새로운 소비 형태가 자리를 잡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적인 흐름과 주류 산업의 규제 완화를 위해서 만들어진 제도가 소규모주류제조업이다.
술 빚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소규모주류제조업’에 대한 창업에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주류제조를 소규모로 할 수 있다는 말은 자가 양조로 새로운 직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낭만적인 소리로 들릴 수 있다. 취미가 직업이 되고 좋아하는 술을 빚어 생계가 해결되고 더 나아가 양조업을 대대로 이어갈 수 있을 지도 모른단 환상을 갖게 하기에 매우 유혹적인 제도로 보인다. 이제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제도라서 좀 더 추이를 살펴봐야겠지만 아직 소규모주류제조업은 크게 활성화 되지 못했다.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있겠지만 아직은 이 제도를 통해서 창업에 성공한 사례를 보기 쉽지 않은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소규모주류제조업이 제도가 성공하려면 어떠한 조건들이 갖춰줘야 하고 어떤 부분들을 고려하여야 할지에 대한 실질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소규모주류제조면허의 시설기준은 담금(발효)조와 제성조를 1kL 이상 5kL 미만으로 규정하고 있다. 우선 5kL미만의 시설 규모로는 저가의 막걸리를 제조하여 돈을 벌기에는 부족한 시설이다. 다시 말하면 대중적인 탁주의 생산과 유통을 염두에 둔 사업으로는 적당하지 않다는 말이다. 소규모제조면허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탁주를 제외하면 약주와 청주가 남는데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약주와 청주를 제조하여 돈을 벌기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소규모주류제조면허가 의미하는 것은 유통보다는 자체 소비를 염두에 둔 양조 규모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영업장 내의 자체 소비를 하기 위해서 1kL의 최소 규격은 적합한가? 영업장의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나라의 외식업 평균 규모를 고려한다면 1kL의 설비는 매우 큰 규모이다. 항아리 몇 개 가지고 양조를 해도 공급이 충분하다고 생각되는 영업장이라면 면허를 받기 위해서 작은 발효조를 여러 개 구비하여 1kL에 해당되는 시설 기준을 맞출 텐데, 자동화되지 않고 수작업을 하는 경우라면 1kL의 설비는 필요치 않다. 1kL보다 더 작은 규모를 원한다면 시설기준이 없고 면적기준(㎡)만 있는 지역특산주면허가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지역특산주는 주세를 50% 경감해주는 혜택도 있기 때문에 유리한 점이 많다. 하지만지역특산주 면허는 인접 시·군·구의 농산물을 이용해야 하는 제약이 있기 때문에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면허를 취득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면허 제도를 비교해 볼 때 소규모주류제조면허는 법의 취지로 보나 사업적 측면에서 보나 도시에 위치한 외식업체가 자기 영업장에서 판매하기 위한 주류를 제조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하고 있다.
소규모주류제조업은 식품접객업 영업허가가 선행되어야 하는 조건이 있다. 이 조건과 앞서 설명한 시설기준을 감안하면 이 면허제도는 외식업과 주류제조를 염두에 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양조장을 우선으로 하고 거기에 맞는 음식을 제공하는 것과 외식업을 운영하면서 자기 술을 빚어서 파는 것은 내용면에서는 같은 이야기처럼 보인다. 하지만 창업자의 역량과 업에 대한 이해도 그리고 태도를 감안하는 것이 창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면 외식업의 역량을 지닌 사람과 양조업의 역량을 지닌 사람은 다를 것이고 이로 인해서 사업이 겪게 되는 어려움이나 장점도 다를 것이다. 이 사업을 양조업으로 이해를 하면 술 맛이 우선이고 음식은 곁들여 지는 정도로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는 맛있는 술도 좋은 안주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 외식업이다.
외식업은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에 해당한다. 실제 외식업의 3년 생존율은 30%이다. 확률적으로 3년 이내 70%가 망하는 업종이라는 말이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음식의 경쟁력을 우선 고려하여야 한다. 신중한 메뉴 선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정해진 메뉴에 따라서 주방인력과 설비, 동선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메뉴가 바뀌면 인력, 동선, 설비가 다시 변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메뉴의 선정은 또 식자재의 공급과 보관, 회전율에도 영향을 미친다. 외식업을 성공시키기 위한 요소는 언급된 메뉴 외에도 인테리어와 분위기, 서비스의 질, 상권, 가격 요소 등이 있고 이것이 모두 조화롭게 맞아 떨어져야 성공할 수 있다. 이런 다양한 변수를 염두에 두지 않고 술 맛만 믿고 뛰어든다면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양조업 이전에 외식업으로 성공하기 위해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반대로 외식업으로 이미 자리를 잡은 경우라면 좀 더 수월해질 수 있다. 이 경우는 이미 제공되고 있는 음식에 맞춘 술을 개발하고 제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려해야 할 사항이 줄어들고, 맛있는 술을 제조하는 일에만 집중하면 되기 때문이다.
소규모주류제조업에서 허용하는 주류는 탁주, 약주, 청주 그리고 맥주이다. 탁·약주와 청주를 팔 수 있는 외식업은 대게는 한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음식 선정에 있어서도 한정적인 제약이 있고 차별화된 메뉴를 선보이기도 쉽지 않다. 청주가 소규모주류제조업에 포함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보인다. 현 주세법에 정한 청주는 사케와 같은 술로 이자카야와 같은 외식업체가 자가 제조한 국산 청주로 수입 사케에 대응 하는 것도 가능한 상황이다.
추구하는 술의 맛과 품질은 양조설비와 양조방법 그리고 양조하는 사람에 따라서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양조설비 면에서 소규모주류제조업은 대부분 자동화되지 않은 수작업 생산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최근에 자동화된 소형 설비가 나오고는 있지만 음식점 수준에서 구비하기에는 부담이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양조 방법에 있어서도 재래방식과 개량방식에 따라서 추구하는 방향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술을 빚는 사람의 철학과 생각에서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로 보여진다. 매번 빚는 술의 일관성을 원한다면 개량화된 방법을 선택하거나 온도 제어가 가능한 양조설비 등을 두는 것을 고려해봐야 한다. 하지만 자동화된 설비의 사용은 인건비를 절감하고 품질유지에 도움은 되지만 수제 생산의 이미지에 반하는 것이라는 인식도 있다. 축적된 경험으로 자신만의 맛을 추구하는 장인정신과 품질의 일관성과 효율을 추구하는 양조업자의 길은 서로 다른 것은 아니다. 전통과 현대적 양조방법이 융합하여 우리술의 발전을 이룩해야 하지만 양자택일의 기로에 서게 되는 현 상황은 우리나라의 양조산업이 아직 발전하고 있지 못함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크래프트 생산은 세계적인 흐름이 되고 있고 미국에서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은 5천개를 넘어섰다. 이들은 대부분 온도제어가 가능한 양조설비를 갖추고 있고 대부분 자동화되어 있다. 손으로 직접 빚는 것만이 크래프트 생산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양조자가 추구하는 술의 품질과 맛 그리고 그 안에 녹아 있는 역사와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생산방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지가 늘어나고 있는 시장상황에서 우리술이 가야 할 길은 전통을 잇되 현실에 맞게 개선하는 길일 것이다. 장인의 길과 양조업자의 길은 서로 다르지 않다.
소규모주류제조업의 법 제도는 생산된 주류의 유통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유통은 병입과 포장이라는 공정이 더 필요하게 된다. 이는 소규모라는 규모를 대비하면 꽤 비중이 커지게 되는 공정이다. 살균하거나 여과하지 않는 생주의 경우는 냉장유통이 필요하다. 생주의 유통은 쉽지가 않다. 생주의 경우 술이 양조장을 떠나면 술 맛이 변한다. 유통되는 술맛의 변화는 애호 고객층마저 이탈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 된다. 품질의 일관성에 대한 담보 없이 유통에 뛰어드는 것은 브랜드를 관리하고 유지해야 하는 측면에서 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유통하지 않고 직접 제조한 술을 얼굴을 대하고 파는 술의 경우, 술맛의 변화가 때로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양조자의 설명이 곁들여 지는 경우라면 매번 달라지는 술맛을 보는 것도 고객의 입장에서는 즐거움이 될 수 있다.
주류 시장은 큰 틀에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 변화는 소비자들의 생활 패턴의 변화와 연결되어 있다. 경제 성장의 둔화, 웰빙, 웰니스의 추구, 핵가족화 등은 주류소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소비행동은 양극화되고 있다. 이 양극화는 계층의 양극화라기보다 개개인의 소비 패턴이 양극화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가치를 두지 않는 소비에는 가성비를 찾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소비에는 비싼 대가를 치르고라도 가치소비를 하는 양극단의 이중적인 행동을 한 사람의 소비자가 하는 것이 소비행동의 양극화라고 할 수 있다. 소규모주류제 조업은 가성비보다는 개성있는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고객의 행동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그들이 소비하는 것은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주는 상품일 테지만 그 너머에는 장인의 정신, 그것을 알아보는 자기 자신을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소규모주류제조(이하 하우스막걸리)를 숟가락 하나만 얹으면 되는 컨텐츠인줄 안다. 하지만 냉정하게 속을 뒤집어 보면 하우스막걸리도 엄연한 양조장이다. 작은 시계가 큰 시계보다 시간이 더 빨리 가거나, 싸지 않듯이 시설을 들여 놓을 공간이나, 술을 빚을 인력수급, 제대로 된 전통주 지식 없이 섣불리 시작했다가 오히려 실패하기 십상이다. 우선 제대로 알고보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하우스막걸리를 시작하려면 제일 먼저 입지선택이 중요한데 주점업 중에서 고객 범주가 좁은 편이라 정확한 타깃을 설정하고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 술집이 모여 있고 직장인이 많은 곳이 최적지이며, 아파트 밀집지역, 복합 상권, 중심상업지구도 좋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 이런 곳은 당연히 권리금, 임대료가 비싸다. SNS나 홍보마케팅에 자신 있다면 외지고, 후미진 골목 안도 요즘 대세다. 나만 아는 술집, 맛집 컨셉이 뜨고 있기 때문이다. 잘만 홍보하면 좋은 자리의 1/3정도의 임대료로 좋은 가게를 만들 수 있다.
하우스막걸리 주점은 내가 만든 술을 손님에게 파는 것, 즉 옛 주막 스타일을 부활시키는 전통술 문화 복원사업인 것이다. 가양주 문화가 다시 피어나고 동네마다 수제막걸리가 팔리면 펍 크롤링(pub crawling : 하룻밤에 대여섯 군데의 펍을 돌며 맥주를 즐기는 문화)처럼 막걸리 크롤링도 분명 트렌드가 될 것이다. 지금도 이이태원 경리단길에서 펍 크롤링을 즐기는 젊은 청춘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막걸리와 동동주의 차이점을 묻거나, 청주와 약주가 동의어인지, 화요나 안동소주는 왜 다른지 묻는 손님도 간혹 있지만 묻지 않더라도 우리 술 이야기를 조금씩 해주다보면 자연스럽게 전통주 전문점으로 소문이 나게 된다. 전통주 관련 책을 구입해서 읽고, 전통주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가장 위험한 건 전문지식 없이 얻게 된 주방문으로 빚는 술이다.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작품인 술을 일정하게 매번 만들어내기란 안 그래도 힘든 일인데 비과학적인 방법으로 대대로 내려오는 비법이라며 빚어 판다면 결국 얼마가지 않아 고객들에게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하우스막걸리바를 하고 싶은데 술장사를 해 본적도 없고, 음식장사를 해 본적도 없다면 섣불리 개업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둘 중 어느 것 하나라도 해 본 경험이 있고 자신 있다면 하우스막걸리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정말 좌충우돌해도 좋으니 꼭 하우스막걸리를 하고 싶다면 적어도 전국의 하우스막걸리를 방문해보고 컨설팅을 의뢰해보든 의견이라도 들어 본 뒤에 결정하기를 바란다. 주방은 또 다른 세상이므로 주인이 주방 안을 장악하거나 파악하지 못하면 재료비 누수나 주방 내 인력누수는 어느 정도 감수해야한다. 그래서 오너쉐프(가게주인이 직접조리장을 겸직)가 힘들지만 속편한 이유다.
의외로 전통주는 요리와 조화롭지 못하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이 말은 곧 요리 없이도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술이기도 하고, 술 자체가 달아서 요리와 잘 어울리지 않다는 말도 된다. 예를 들자면 고형물이 많은 막걸리는 밥에 물을 말아먹는 것과 진배없어, 막걸리 자체만으로도 마시면 배가 부른데 무겁고 기름진 전과 궁합이 맞다고 함께 먹으면 재주문이 느려지거나 안주를 더 이상 시키지 않는다. 막걸리와 같이 도수 낮은 술은 심심한 나물종류나 북어보푸라기같이 가벼운 안주여야하고, 청주는 샐러드, 해산물류가 잘 어울리며, 소주는 기름지거나, 얼큰한 요리와 어울린다. 술과 어울리는 안주를 시즌별로 내놓으려고 노력하고, 내가 만든 술과 제일 잘 어울리는 안주를 서비스하고 그곳에 가야만 먹을 수 있는 궁극의 안주를 주안상으로 내놓는다면? 그 뒤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좋은 햅쌀로 전통누룩을 사용하고 알칼리수를 사용해서 만들고 인공감미료를 넣지 않은 술이라고 다들 말한다. 모두들 좋은 술을 만들지 맛없는 술을 생산하지는 않는다. 좋은 술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술을 잘 파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술에 이야기를 입혀야한다. ‘저희 술은 이 소리잔에 서비스해드립니다. 소리잔은 임금님이 사용하시던 술잔으로 신하가 감히 임금님 곁에 다가가지 못하니 술이 떨어지면 딸랑딸랑 소리를 내어 신하가 달려와 술을 따라주는 일종의 싸인벨이죠. 술 떨어지면 소리내주세요. 저희가 달려오겠습니다.’ 실제로 하우스막걸리바 ‘안중’은 이런 술잔 스토리텔링을 입혀 고객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어 소리잔 판매수익까지 올리고 있다.
제조면허를 내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서류심사를 보는 국세청, 위생을 확인하는 식약처, 용기검정, 주질감정을 위해 주류면허지원센터를 반드시 거친다. 절차와 양식에 맞게 서류를 꾸미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가 않다. 천천히 오랜 시간을 두고 발품 팔아가면서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제조면허 준비를 하는 것도 모험이다. 필자처럼 중간쯤 준비하다가 포기하고 전문가에게 면허신청을 맡긴 경우라면, 아예 처음부터 고생하지 말고 대리면허신청을 하라고 권한다. 비용은 약 200-400만원정도 소요된다.
하우스막걸리를 하고 싶다면 일반음식점허가를 먼저 받아야한다. 2종 근린시설인 곳이어야 하고, 1층이 아니라면 지하 66m2, 2층 이상 100m2 이상인 다중이용 업소 소방설비(설치비용 평균 300만원)와 위생교육필증도 받아야한다(인터넷교육 가능). 그 외 일반음식점허가기준에 맞는지 확인하고 신고절차를 밟으면 어렵지 않게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제조면허를 막걸리로 받았다고 단일품목만 판매하면 다양성을 잃는다. 작은 가게일수록 다품종 소량생산이 답이고, 하우스막걸리 전문점으로서의 목적성을 가지려면 내 술이 있고 다양한 주종의 술들을 함께 판매해서 전문성을 잃지 말아야한다. 그래야 고객들은 다양한 선택권을 가지고 전통주를 더 폭넓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 내 술이 잘 팔리려면 다른 술들을 비교대상으로 삼는 것도 하나의 판매방식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여름엔 청량감있는 막걸리나 가벼운 청주 혹은 여름술인 과하주는 특히 여름에 고객들에게 인기고, 겨울에는 도수가 조금 높은 소주가 인기다. 가을엔 햇곡식으로 만든 막걸리, 봄엔 두견주처럼 진달래로 만든 계절술이 한정판으로 잘 팔린다. 비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만석이다. 빗소리와 전 붙이는 파장소리가 비슷해서 막걸리집이 대세라고들 하는데 정말로 비오는 날엔 평소보다 손님들이 40-50% 많다. 3-4월, 9-12월까지는 막걸리집이 성수기다. 일년의 반은 성수기, 반은 비수기로 보면 된다. 막걸리는 여름철엔 많이 들이지 말아야한다. 유통과정에서 술이 상하기 쉽고 산도가 높아 상한 술을 제공했다는 소리도 종종듣기 때문이다. 특히 금정산성은 겨울엔 금맛인데 여름엔 똥맛이라는 고객의 핀잔어린 소리는 잊을 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여름엔 청주나 도수가 낮은 소주가 판매우선순위이며, 봄과 가을엔 막걸리와 청주, 겨울엔 소주나 금정산성처럼 묵직한 막걸리가 판매를 우점 한다.
인생도 사업도 타이밍이다. 초기에 시작해서 성공할지 망할지는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적어도 앞서서 먼저 경험한 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타산지석으로 삼으면 실패 확률은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하우스막걸리의 밝은 면이 더 잘 보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주정 | 발효주류 | 증류주류 | 기타주류 |
---|---|---|---|
주정 | 탁주 | 소주 | 기타주류 |
약주 | 위스키 | ||
청주 | 브랜디 | ||
맥주 | 일반증류주 | ||
과실주 | 리큐르 |
소규모주류제조에서 허용되는 주류 : 탁주, 약주, 청주, 맥주
지역특산주에서 허용되는 주류 : 주정을 제외한 모든 주종 가능(맥주, 브랜디, 위스키 시설기준 없음)
면허의 종류 | 구분 | 주세율(%) | 교육세율(%) | 부가세율(%) | 기타 |
---|---|---|---|---|---|
일반주류면허 | 탁주 | 5 | - | 10 | |
약주 | 30 | - | |||
청주 | 30 | 10 | |||
맥주 | 72 | 30 | |||
과실주 | 30 | 10 | |||
증류주 | 72 | 30 | |||
소규모주류면허 | 탁주 | 5 | - | 10 | 식품접객업 영업허가 필요 |
약주 | 30 | - | |||
청주 | 30 | 10 | |||
맥주 | 72 | 30 | |||
지역특산주면허 (민속주, 전통주) | 탁주 | 2.5 | - | 10 | 지역특산주 추천 필요 일반주세의 50% 감면혜택 통신판매 가능 전통주로 인정 |
약주 | 15 | - | |||
청주 | 15 | 10 | |||
과실주 | 15 | 10 | |||
증류주 | 36 | 10 |
교육세율은 주세 70% 이상일 경우 30%, 70% 이하일 경우 10% 적용 (탁·약주 제외)
증류식 소주, 일반증류주, 리큐르, 희석식 소주, 위스키, 브랜디
탁주, 약주, 청주 과세표준 : (제조원가+제조원가의 10%) × 80%
맥주 과세표준 : (제조원가+제조원가의 10%) × 적용률
(적용률 : 출고수량 100kL 이하는 40%, 100-300kL는 60%, 300kL 초과는 80%)
[식품위생법]에 따른 식품접객업 영업허가를 받거나 영업 신고를 한 자로서 그 영업허가를 받거나 영업신고를 한 장소에서 탁주, 약주, 청주 또는 맥주를 제조하여 판매할 수 있는 자
탁주 | 녹말이 포함된 재료(발아시킨 곡류는 제외)와 국(麴) 및 물을 원료로 하여 발효시킨 술덧을 여과하지 아니하고 혼탁하게 제성한 것 |
---|---|
약주 | 녹말이 포함된 재료(발아시킨 곡류는 제외)와 국(麴) 및 물을 원료로 하여 발효시킨 술덧을 여과하여 제성한 것 |
청주 | 곡류 중 쌀(찹쌀을 포함), 국(麴) 및 물을 원료로 하여 발효시킨 술덧을 여과하여 제성한 것 또는 그 발효·제성과정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재료를 첨가한 것 |
맥주 | 엿기름(밀엿기름을 포함), 홉(홉 성분을 추출한 것을 포함) 및 물을 원료로 하여 발효시켜 제성하거나 여과하여 제성한 것 |
주종별 시설기준
주류별 | 구분 | 시설 구분 | 시설 기준 |
---|---|---|---|
탁주·약주 및 청주 | 담금·제성·저장용기 | 담금(발효)조·제성조 총 용량 (청주의 경우 저장 및 검정조포함) | 1kL 이상 5kL 미만 |
시험시설 | 간이증류기 | 1대 | |
주정계 | 0.2도 눈금 0-30도 1조 | ||
그 밖의 시설 | 유량계 | ||
맥주 | 담금·제성·저장용기 | 당화·여과·자비조 등 | 0.5kL 이상 |
담금·저장조 | 5kL 이상 75kL 미만 | ||
시험시설 | 간이증류기 | 1대 | |
주정계 | 0.2도 눈금 0-30도 1조 | ||
그 밖의 시설 | 유량계 |
기타
식품제조·가공업 영업등록 - 신청인
1. 전 상담(타법저촉사항은 민원인이 확인 하여야 합니다.) |
다른 법령에 위반되거나 저촉이 되면 영업등록신청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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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접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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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서류검토 | |
4. 현장시설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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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결재 | |
6. 등록증 교부 |
영업자가 법인인 경우 법인등기부등본, 법인인감증명서, 사용인감계 등 구비서류가 추가됨. |
영업등록 후 할 일
식품제조·가공업소에서 생산할 품목에 대해 |
영양성분표시 의무대상 품목은 품목 신고 전 영양성분검사 후 성적서를 첨부 식품별 자가품질검사 실시 후 제품생산 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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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제조·가공업소에서 갖추어야 할 각종 대장 및 서류 |
자사제품 원료로 수입하는 식품(원재료)은 수입필증과 입고·출고등 사용근거대장 비치 |
제품별 포장지 표시사항 준수 |
표시기준에 맞지 않을 경우는 생산제품에 사용 할 수 없음 |
지하수 수질검사 주기적 실시(지하수 사용업소에 한함) |
지하수 및 상수도, 마을상수도 혼용 사용업소는 지하수 수질검사 필요 |
지하수 및 자가품질검사 위탁검사기관(공인된 검사기관) | |
6. 등록증 교부 |
|
농업경영체(생산자단체)가 직접 생산하거나 주류제조장 소재지 및 그 인근 시·군·구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원료로 하여 제조하는 주류 중 지역단체장의 제조면허 추천을 받은 주류
주류별 | 구분 | 시설 구분 | 시설 기준 |
---|---|---|---|
탁주·약주 및 청주 | 건물 | 담금실 | 10m2 이상 |
시험시설 | 간이증류기 | 1대 | |
주정계 | 0.2도 눈금 0-30도 1조 | ||
과실주 | 건물 | 원료처리실 | 6m2 이상 |
담금실 (밑술실·제성실·저장실 포함) | 20m2 이상 | ||
부대시설 | 여과시설 | ||
세병시설 | |||
병입시설 | |||
타전시설 | |||
시험시설 | 온도계 | 0.2도 눈금 1개 | |
주정계 | 0.2도 눈금 0-100도 1조 | ||
간이증류기 | 1대 | ||
증류식소주·일반 증류주·리큐르·기타주류 | 건물 | 담금실(원료처리실·침출실·발효실·저장실·제성실 포함) | 6m2 이상 |
부대시설 | 여과시설 | ||
세병시설 | |||
병입시설 | |||
타전시설 | |||
시험시설 | 온도계 | 0.2도 눈금 1개 | |
주정계 | 0.2도 눈금 0-100도 1조 | ||
간이증류기 | 1대 |
지역특산주 추천 신청 절차
지역특산주 추천 요건
근거법령 |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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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권자 | 특별시장, 광역시장, 도지사, 특별자치도지사 |
추천대상 | 농어업 등의 농어업경영체, 생산자 단체, 전문 생산자 조직 등 |
추천요건 | 농업인 확인서 발급 가능. 원료를 직접 생산하거나 인근 시군구에서 생산된 원료를 사용 |
신청서 접수 | 시군 농정과 |
해당주류 종류 | 주정을 제외한 모든 주종 |
신청서류 | 신청서, 사업계획서, 농업인 확인서 |
일반주류와 지역특산주의 차별성
성인인증을 받을 수 있는 판매 사이트
구분 | 서류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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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주류제조면허 신청서 | 정부수입인지 50,000원 첨부 |
2 | 사업계획서 | |
3 | 제조장 소재지의 국토이용계획확인원 | |
4 | 제조장 부지의 임대차계약서 또는 자가소유증명서 | |
5 | 제조장의 위치, 평면도, 제조시설 배치 | |
6 | 제조시설 및 설비 등의 설명서와 용량표 | |
7 | 제조공정도 및 제조방법 설명서 | |
8 | 법인의 경우 정관, 주주종회 또는 이사회회의록, 주주 및 임원 명부 | |
9 | 공동사업일 경우 동업계약서 사본 | |
10 | 식품접객업 허가증 또는 신고증 사본 | 소규모주류제조 신청 |
11 | 시·도지사의 추천서 사본 | 지역특산주 신청 |
1. 제조면허신청
2. 출고 전 검사
3. 상표사용신고
4. 출고가격 신고
5. 영업등록
위치 | 구분 | 표시 예시 | 활자크기 (일부 예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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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표시면 | 제품명 | O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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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이상 |
내용량 | OOL 또는 OOmL | 10이상 | |
정보표시면 (표 또는 단락으로 표시) | 식품유형 | 탁주, 약주, 소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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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이상 |
업소명 및 소재지 | OOO주조, OO도 OO시 OO읍 OO로 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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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이상 | |
제조년월일 | OO년 OO월 OO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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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이상 | |
유통기한 (품질유지기한) | 1) 유통기한(맥주, 탁주, 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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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이상 | |
원재료명 및 함량 | OOO, OOO, 복숭아농축액, 국, 아스파탐(감미료, 페닐알라닌 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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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이상 | |
성분명 및 함량 | O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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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이상 | |
에탄올 함량 | OOg | 10이상 | |
용기·포장 재질 | 합성수지제·고무제의 용기·포장에 재질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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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이상 | |
품목보고 번호 | OOOOOOOOOOOO(12-13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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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이상 | |
보관방법 | 예 1) 10℃이하 냉장보관 예 2)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곳에 보관 |
10이상 | |
주의사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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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이상 |
활자크기 예외규정
예시) 계란, 우유, 새우, 이산화황, 조개류(굴) 함유
예시) 이 제품은 복숭아를 사용한 제품과 같은 제조시설에서 제조하고 있음
주의문구 : 어린이, 임산부, 카페인 민감자는 섭취에 주의
주표시면 : 고카페인 함유, 총카페인 함량 OOO mg
원재료가 추출물(농축액)인 경우, 그 함량과 고형분의 함량(또는 배합 함량)을 백분율로 함께 표시
예시 1) 복분자 사용 시 : OO 복분자 막걸리 (복분자 OO%)중량비율 2% 미만인 경우 상기 순서 다음에 순서 상관없이 표시 가능
예시) 포도농축액, 포도추출액, 포도발효액 등
물을 제외하고 많이 사용한 순서에 따라 5가지 이상 표시
중량비율 5% 미만과 복합원재료 안의 복합원재료는 식품유형만 표시 가능
주정 및 증류주(소주·위스키·브랜디·일반증류주·리큐르)는 복합원재료 명칭을 생략하고, ‘주정’ 및 ‘각각의 증류주원액’으로 표시 가능
예시) 천연딸기향, 천연향료 또는 딸기향, 합성딸기향 : 합성향료(딸기향)
예시) 가시오가피추출물 10%(배합 함량 2.5%), 감초추출분말 2%(고형분 함량 98%)
표기요령
제품명으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
지리적 표시
중국의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영고(부여), 동맹(고구려), 무천의 제천의식에서 술을 마시고 춤을 추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제왕운기’에 따르면 천제의 아들 해모수가 하백의 세 여식이 청하(지금의 압록강)의 웅심연에서 더위를 피하는 것을 보고 반해 새 궁전을 짓고 세 처녀를 초대해 술을 대접하였다고 한다. 그 중 유화와 정이 들어 후에 주몽을 낳았고 이 분이 후일 고구려를 세운 동명성왕이라는 설화가 기록되어 있다. 이렇듯 고구려 건국신화에서도 나오듯이 우리 민족은 아주 오래전부터 술을 즐겨왔으며 술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술을 약주라고 한다. 약주는 술의 한 종류이기도 하지만 술을 일컫는 대명사이기도 하다. 약주의 유래는 선조 때의 문신 서성(徐賂)에 얽힌 일화가 전해진다.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가 쓴 ‘임원경제지’에서 “조선 중종 때 약현에 살았던 이씨부인(서성의 어머니)이 남편을 잃고 술장사에 나섰는데, 좋은 청주를 빚어 그 명성이 높았다고 하며, 그의 집이 약현에 있었기 때문에 그 집 술을 약산춘이라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서성의 집에서 빚은 술이 장안에서 가장 유명하였으며, 서성의 호가 약봉(藥峰)이었고, 그가 사는 곳이 약현(藥峴·지금의 서울 중림동)이어서 서성의 집(약현술집)에서 빚은 좋은 맑은 술이라는 데서 ‘약주’가 유래되었다고 한다.
술 이름은 대개 사용하는 원료나 술의 색에 의해 명명되는데 특이하게 술의 모습을 보고 이름지어진 것이 있는데 바로 ‘동동주’가 그것이다. 동동주는 발효가 완료된 시점에 누룩의 효소에 의해 쌀알의 속 부분은 삭아 없어지고 겉부분은 섬유질이 많아 쌀알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술 위에 밥알이 동동 뜨는 모습을 나타낸 의태어이다. 한자로는 부의주’라고도 하는데 뜰 부(浮)자에 개미 의(蟻)자를 써서 ‘밥알이 떠있는 모습이 개미 같다’라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흔히 동동주를 막걸리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데 동동주는 약주에 더 가깝다.
술과 관련된 우리말 중에 밀주나 짚동가리 술, 호랭이 술이라는 이름이 있다. 밀주는 말 그대로 비밀리에 제조한 술이란 뜻이고, 아산의 짚동가리 술과 양평의 호랭이 술은 대표적인 밀주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술 이름에는 엄한 단속을 피해 숨어서 겨우겨우 연명해 온 우리 술의 슬픈 역사가 깃들어 있다.
‘짚동가리 술’은 일제시대 때 주류를 단속하는 순사를 피해 술을 짚동 깊숙이 가려 놓은 데서 유래한 술로서, 짚은 보온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온도 변화없이 잘 발효되고 숙성되어졌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호랭이 술은 1909년 주세법 발령 후 허가를 받지 않고 제조한 경기도 양평지역의 전통주를 지칭하던 은어로서, 술을 술이라 부르지 못하는 한시대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름의 술은 전라도 법성포에도 있다. 법성포에 가면 ‘토종’이라는 술이 있는데, 굴비 잡는 뱃사람들이 즐겨 마시던 밀주다.
법성포 토종도 호랭이 술과 같이 밀주였기 때문에 술이라고 대놓고 말하지 못하고 토종이라는 은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 중에 ‘사돈’이란 말이 있다. 결혼한 집안에서 상대방 집안을 일컫는 말이다. 사돈(査 그루터기 사, 頓 조아릴 돈)의 사전적 의미는 ‘나무등걸에서 머리를 조아린다(인사한다, 숙인다)’라는 뜻으로, 고려시대 여진족을 격퇴한 북벌의 영웅 윤관과 오연총의 우애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진다. 윤관과 오연총은 고려시대 여진 토벌에서 수많은 승리를 거둔 장수이다. 고려 예종 때 윤관은 도원수로서 오연총은 부원수로서 서로 잘 알고 지내는 사이였으며, 자녀를 결혼시키고 작은 시내를 사이에 두고 살았다고 한다.
어느 날 홍수가 나 냇물이 흘러넘쳐 두 사람은 만나지 못하게 되자 냇가의 그루터기(등걸)에 앉아 한쪽에서 ‘잡수시오’라고 하면 다른 쪽에서 머리가 땅에 닿도록 절을 하고(頓首) 마주보면서 밤새 술을 마셨다고 한다. 그 이후 서로 자녀를 결혼시키는 것을 “우리도 등걸(査)에서 돈수(頓首)를 해볼까”하여 사돈이라는 말이 지금까지 내려온다고 한다. 우리 속담에 ‘사돈과 뒷간은 멀수록 좋다’라는 옛 속담이 있듯이 한국 사회에서는 사돈간이 어렵기만 하다. 그런데 사돈의 어원을 따져보면 사돈 사이는 매우 친근한 관계가 되는 것이 마땅하다.
세계 각지마다 술의 종류가 다르듯이 술 문화 또한 지역마다 특이하다. 서양은 자작문화이고 동양은 수작문화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술문화는 수작문화이 면서 함께 어울려 마시는 군음문화로서 강한 집단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술을 함께 마신다는 것은 곧 그 집단의 일원이 된다는 것이기 때문에 술을 마시는 방법에 엄격한 법도와 예를 강조하였다. 예로부터 술자리는 벗과 함께 즐겁게 마시는 일이 많았겠지만 은혜에 대한 보답이나 부탁의 자리로도 활용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수작부리다’라는 말은 술자리에서 유래된 말 중의 하나다. 수작(酬酌)이란 술 따를 수(酬) 자에, 술 받을 작(酌) 자를 써서 ‘술잔을 서로 주고받으며 이야기 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술자리에서 술잔을 돌리는 것을 수작이라고 하고 우리의 대표적인 술문화이기도 하다. ‘수작’은 친분 있는 사람들끼리 교감과 공동체 의식을 위한 예로 시작되었지만, 술에 접대문화가 결합되면서 엄밀한 거래가 이루어지고 서로 밀약을 맺고 음모를 꾸미는 뜻으로 변질되어 ‘수작부리다’라는 말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술과 관련된 지명이 전국에서 여러 곳 있는데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강원도 영월군에 있는 주천(酒泉)이다. 이름 그대로 ‘술이 솟아나는 샘’이라는 뜻이다. 영월군 주천면의 망산(望山)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이 샘물은 ‘신증동국여지승 람’에 주천(酒泉)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져 오며, 고구려 시대부터 주천현(酒泉縣)으로 부르게 되었다는 곳이다. 전설에 의하면 옛날부터 이 샘에서 술이 나왔는데 양반이 오면 약주가 나오고 천민이 오면 탁주가 나왔다고 한다. 조선시대에 한 천민이 양반 복장을 하고 와서 약주가 나오기를 기다렸으나 약주는 나오지 않고 평소와 같이 탁주가 나오자 화가 나서 샘터를 부순 이후에는 술이 나오지 않고 맑은 찬 물만 나오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술과 관련된 지명으로 주천진(酒泉津, 원주), 주등원(酒燈院, 영덕) 주병원(酒餠院, 청풍군), 주천역(酒泉驛, 함경도 정평) 등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술은 일상생활에서 취할 수 있는 알코올성 음료로 우리생활에 깊숙이 뿌리박혀 있기 때문에 술과 관련된 다양한 속담이 전해지고 있다. 술과 관련된 속담 중에 맛있는 술을 빚는 곳에 대한 속담이 몇 가지 있는데, 항상 떡과 대조를 이루고 있어 우리 전통적인 식생활에 술과 떡이 함께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속담 | 의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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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도 술 얻어먹을 날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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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넛 술막 꾸짖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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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契)술에 낯대기 / 상둣술에 벗 사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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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에 술 배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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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술 먹은 놈이 트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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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술이라면 초를 술이라고 해도 먹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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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君子)는 취해도 말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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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똥칠을 하면 술이 생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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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禁酒)에 누룩 흥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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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가 먹고 이씨가 취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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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술로 제사지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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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봉양에는 술보다 더 좋은 약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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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 새낀가 보다. 술 때 아는걸 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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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술 먹고 여드레만에 취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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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술을 마시면 코끝이 붉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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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갓집 우물은 물이 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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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물 먹고 주정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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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할 탓이요. 술은 먹을 탓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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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주 먹고 술트림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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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 술값은 열닷 냥. 시어머니 술값은 열냥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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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주 장사 열 바가지 두르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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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댄 놈은 술 차지하고 쌀과 누룩 댄 놈은 지게미 차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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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술에 대한 고사성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고사성어 | 의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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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주일배(苦酒一杯) | 한 잔의 쓴 술. 대접하는 술이 변변치 못하다 하여 겸손하게 이르는 말 |
김주송병(金酒宋餠) | 예전 논산군 연산 김씨의 술맛이 좋았고 대전 회덕 송씨의 떡맛이 좋기로 유명하였다 |
예주불설(醴酒不說) | 스승을 기다리는 마음이 점점 줄어진다는 것 |
남주북병(南酒北餠) | 조선조 서울에서 술은 남촌 술이 좋았고 떡은 북촌 떡이 좋았다는 말 |
두주불사(斗酒不辭) | 말술도 사용하지 않는다. 주량이 한 말 되는 술도 먹을 정도의 대주객(大酒客)이라는 뜻 |
일취천일(一醉千一) | 한 번 취하면 여러 날 간다는 뜻으로 아주 좋은 술을 형용하여 이르는 말 |
주룡시호(酒龍詩號) | 시와 술을 좋아하는 사람 |
주낭반대(酒囊飯袋) | 술 주머니와 밥 자루란 뜻으로 먹기만 하고 허송 세월하는 쓸모 없는 사람의 경우 |
주례국얼(酒禮麴蘖) | 임금 옆에 있는 원로의 신하를 이름 |
주백약지장(酒百藥之長) | 술은 모든 약 중에서 으뜸이다. 장은 어른을 말한다. 술을 마시면 인심을 길러 그 공이 많으므로 약 중에서 첫째간다는 뜻 |
주중선(酒中仙) | 술을 마시어 세상 일을 잊어버리고 사는 사람 |
주불쌍배(酒不雙杯) | 술을 마실 때는 3, 5와 같이 기수로 마시고 2, 4와 같은 우수로 마시지 않는 다는 말. 주석에서는 남에게서 받은 잔을 두 개 이상 두지 말고 받은 잔은 바로 반배(返杯) 하여야 한다는 뜻 |
주식지옥(酒食地獄) | 매일같이 주연이 계속되는 것 |
주유별장(酒有別腸) | 술을 마시는 사람의 창자는 따로따로 있다는 뜻으로 마시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는 뜻이다 |
주주객반(酒主客飯) | 주인은 손에게 술을 권하고 손은 주인에게 밥을 권한다는 말. 주객이 한 상에서 밥과 술을 먹을 때는 주인은 손에게 술을 권하게 되고 손은 주인에게 밥을 권하는 것이 예의라는 뜻 |
주지육림(酒池肉林) | 걸왕과 주당의 주색탐식. 술로 못을 이루고 고기로 숲을 이루다는 뜻으로 극히 호사스럽게 방탕한 주연을 일컫는 말 |
이렇듯 우리 민족은 예부터 술을 가까이 하며, 취하는 술을 경계하고 즐기는 술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조상들의 풍류와 예를 현대에 되살릴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