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 조리읍에는 1700여가구가 사는 아파트 단지가 있다. 이정목장(대표 이종화)은 여기서 950m 떨어진 곳에 자리한다. 아파트 단지에서 불과 도보 15분 거리에 있는 이곳을 18일 찾았다. 코를 연신 킁킁댔지만 분뇨 냄새가 좀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이종화 대표(39)는 “여기에 둥지를 튼 지 올해로 5년째지만 냄새로 민원이 제기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정목장은 1만1900㎡(3600평) 규모 축사에서 젖소 280마리를 사육한다. 이 대표는 후계농이다. 할아버지 대부터 시작한 낙농업을 3대째 잇고 있다. 그가 본격적으로 축산업에 뛰어든 건 한국농수산대학교 낙농학과를 졸업한 2007년. 그는 “당시만 하더라도 차량 이동 중 가축분뇨가 흘러 이웃에게 지적받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파주는 전형적인 도농복합 지역이다. 그는 이러한 곳에서 목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 ‘청정축산’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젖소가 깨끗한 환경에서 행복하게 자라면 우유 품질이 올라가고 주민 인식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지금의 농장은 선친 농장과 500m 떨어진 곳에 지은 것으로 2020년 7월 신축했다. 이 과정에서 최우선으로 삼은 것은 젖소의 복지다. 종전 실내 사육 공간은 한마리당 6.6∼9.9㎡(2∼3평)였다.이를 새 축사에선 26.4∼33.1㎡(8∼10평)로 서너배 확장했다. 청소가 수월해지니 자연스레 축산냄새가 줄었다. 냄새를 저감하기 위해 분뇨 처리에도 집중했다. 이 대표는 “분뇨를 퇴비로 만들 때 분뇨에다 왕겨·톱밥을 섞는 교반 작업을 매일 2회 이상 한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이 권장하는 교반 작업 횟수(주 1회)에 견주면 굉장히 잦다. 사육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업계에 따르면 원유 1㎖당 체세포수가 20만개 미만이면 ‘1등급’으로 분류된다. 이 대표는 체세포수 10만개 미만을 기준 삼아 이를 넘는 젖소에겐 발목에 띠를 채웠고 수의사 진료를 집중적으로 받게 했다. 젖소 건강이 개선되면서 2020년 기준 ‘일일 착유량 3.3t, 경산우 120마리’이던 사육 지표가 최근엔 ‘5.5t, 180마리’로 호전됐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이 대표는 9일 농협경제지주가 개최한 ‘제7회 청정축산 환경대상’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역대 대통령상 수상자 중 최연소다. 이 대표는 “농장 앞 초등학교를 다니는 제 아이들이 자랑스러워하는 깨끗한 목장으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파주=이미쁨 기자 already@nongmin.com
전남농협본부(본부장 이광일)가 중소규모 농가도 도입할 수 있는 저렴한 ‘보급형 스마트팜’ 시설 보급에 나선다. 전남농협은 16일 고흥 오이농가를 방문해 보급형 스마트팜 시설을 점검했다. 보급형 스마트팜은 1000만∼2000만원대의 합리적인 비용으로 온도 조절, 시설하우스 창 개폐, 영양제 공급 등을 원격으로 자동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농협경제지주는 지난해 10월 스마트농업 우수 기술 보유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존 비닐하우스에 스마트팜 정보통신기술(ICT) 장비를 접목하는 사업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으로 예산을 분담해 농가당 시설 구축비 70%를 지원, 총 1000농가를 대상으로 보급형 스마트팜을 확산시킬 예정이다. 전남농협은 이날 흥양농협(조합장 조성문)의 스마트팜 지방자치단체 협력사업 우수사례를 청취하고 지역 시·군지부장, 지사무소장들과 함께 시·군별 확산 가능성과 실질적 추진방안을 논의했다. 이광일 본부장은 “전남농협도 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보급형 스마트팜 도입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농협은 이날 인력 부족 해소를 위해 오이 수확작업에 참여해 일손을 보탰다. 농업·농촌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활동의 일환으로 영농폐기물 수거활동도 했다. 고흥=이시내 기자 cine@nongmin.com
충남 서산에서 표고버섯농장 등을 운영해 연매출 21억원을 올리는 김형래씨(35)를 만나본다. 그는 아버지양돈장을 물려받으려 했지만, 민원을 감당하기 어려워 2018년 버섯 재배에 뛰어들었다. 그는 2만3801㎡(7200평) 규모 부지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7년차 농부가 됐다. 김씨는 참나무톱밥 배지에 버섯을 키운다. 오전 7시부터 서너 시간 간격으로 하루 3회 이상 수확할 만큼 성장이 빠르고 품질도 뛰어나다. 지하 150m 암반수를 공급해 재배환경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그는 버섯을 건조하거나 분말·차 등으로 만들어 부가가치도 높인다. 온라인 홍보에도 공을 들인 덕에 농장이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조은별 기자
경북 성주에서 참외농장을 운영하는 젊은 여성농민 설재현씨(29)를 만나본다. 필라테스 강사로 일하던 그는 해가 갈수록 경쟁을 부추기는 도시 생활에 지쳐만 갔다. 고민 끝에 먼저 고향으로 귀농한 남편을 따라 지난해 성주로 귀농했다. 20년 이상 참외농사를 지어온 시부모 옆에서 노하우를 배우며 1만9834㎡(6000평) 규모 부지에서 농장을 가꾼다. 임신한 설씨는 부른 배를 잡고 참외밭을 누빈다. 출산 전까지 일을 쉬라는 가족의 만류에도 부지런히 움직인다. 남편을 따라다니며 농장일을 돕고, 출하하는 날엔 세척·선별·포장까지 담당한다. 틈틈이 스마트스토어를 관리하고 외국인 근로자와 소통하려 태국어 공부도 한다. 성주를 누비는 그의 분주한 일상을 들여다볼까. 조은별 기자 goodstar@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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