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대륙이 원산지인 옥수수는 중국을 거쳐 조선시대(16세기경)에 이 땅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옥수수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병충해에 강하고, 성장 기간도 대체로 짧은 편이다. 옥수수는 노화를 예방하는 폴리페놀과 비타민A 성분이 풍부하며, 항산화제인 베타카로틴을 포함하고 있어 면역력을 높이는 ‘엘로우푸드’로 잘 알려져 있다. 농업분야로 인생방향을 전환한 시점에서 4년째 옥수수 농사를 지어보았다. 경험을 바탕으로 소농이 옥수수 농사에서 땀흘린 가치를 얻을 수 있는 경쟁력 제고와 노동력 절감방안을 중심으로 기술하고자 한다.
1. 직파 멀칭
옥수수는 출하시기를 당기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4년째 1천2백평의 옥수수 농사를 짓고 있다. 파종에서 수확까지 옥수수는 85~100일의 기간이 소요된다. 일장이 길어지는 여름철에는 수확시기를 더 당길 수 있다. 옥수수 농사 시작을 3월 내지 4월에 시작할 경우 직파 멀칭이 파종 및 제초 등에서 노동력을 절감하는데 보탬이 된다.

종자 파종 2주전 퇴비와 석회를 살포한다. 밭을 갈 때 무기질 비료를 추가 살포한다. 옥수수는 다비성 작물이다. 옥수수는 파종 하루 전 물에 담가 발아력을 높인다. 이랑을 만들었다면, 두둑에 약 25cm 간격으로 옥수수 씨앗을 2알씩 직파한다. 두둑 표면에서 10cm 아래에 씨앗을 묻는다는 느낌으로 엄지와 검지, 중지에 씨앗을 쥐고 꾹꾹 눌러 파종한다. 이랑을 만든 시점에서 곧바로 파종하는 것이 좋다. 흙의 보습력이 높아 발아율을 높이기 때문이다. 무공 배색비닐로 멀칭한다. 비닐을 피복하면 파종한 씨앗 위로 공기가 갇히는 공간이 확보된다. 때문에 씨앗이 발아해 자라더라도 싹이 비닐에 닿지 않는다. 옥수수 잎 끝잎이 비닐에 닿을 정도로 성장하면 비닐구멍을 뚫는다. 이때는 밤 온도를 고려한다. 4월 중순까지도 늦서리가 내릴 수 있다. 3~4월 무멀칭 직파는 까치 등의 피해가 예상된다. 직파한 씨앗을 빼먹거나 발아한 옥수수 싹을 파헤쳐 씨앗을 따먹는 피해를 주변에서 많이 목격했다.
2. 육묘 정식
5~6월 옥수수 농사를 할 때는 잡초와 해충과의 싸움이다. 잡초는 평균 기온이 10~15℃(4월)가 되면 발생하기 시작한다. 잡초는 온도, 수분, 산소, 빛 등 외적 조건이 갖추어지면 발생하는데, 밭에는 바랭이, 피, 명아주, 쇠비름, 참비름, 방동사니 등이 발생한다. 잡초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옥수수 농사는 육묘 파종이다. 밭을 갈고 이랑을 만든 후 곧바로 두둑에 육묘한 옥수수를 아주심는 것이 좋다. 정식한 옥수수는 잡초와의 경쟁에서 월등히 앞선다.

트레이 파종은 종자를 넣고 15일이면 밭에 옮겨 심을 수 있다. 4월은 비닐하우스에서 20일 가량 육묘해야 하지만, 5~6월 정식은 무보온 육묘도 충분하다. 필자는 100평 기준 105구 트레이 11판 육묘를 반복하는데, 1구에 2알씩 파종한다. 토지 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옥수수 상호간 생장 경쟁을 유도해 곁순 발생을 억제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옥수수는 1주에 상품력이 있는 이삭 1개를 수확한다. 1구에 1주를 심을 경우 수확량도 낮고, 옥수수가 곁순을 붙여 곁순 제거에 따른 또 다른 노동력이 들기 때문에 1구 2주심기가 좋은 것 같다.
3. 파종의 정석
농사는 최소한 2인 1조가 바람직한 최상의 작업시스템이다. 혼자짓는 농사는 힘이 든다. 옥수수는 파종시기가 같으면 수확시기도 같다. 한 밭에서 똑같이 씨앗을 파종했다면 수확도 같은 시기에 한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1천평을 한 번에 파종하면 1천평을 한꺼번에 수확해야 한다는 논리다.

수확량이 많으면 도매시장으로 출하해야 하는데, 부정기 출하 및 계절 농산물은 도매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도 노동력 가치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옥수수는 저장성이 약하다. 때문에 수확한 시점에서 시간이 지날 수록 상품 경쟁력(당도 및 식감)도 떨어진다. 따라서 소농의 농사 인력 규모, 경작 면적, 주변 환경과 기온 등을 고려해 파종량 즉, 파종 면적을 고려해야 한다. 필자는 100평에서 150평 규모에 맞춰 보름 단위로 파종과 아주심기를 반복한다. 올해는 8차례를 파종과 수확을 반복했는데, 판매는 지역 로컬푸드와 인터넷을 통해 적정한 가격으로 수확량 전량(벌레먹은 옥수수 포함)을 소화했다.
4. 제초 및 북주기
옥수수는 햇빛이 잘 드는 양지쪽, 물빠짐이 좋은 토양을 좋아한다. 6월부터 7월까지는 잡초의 성장도 왕성해진다. 제초제를 지양하는 옥수수 농사에서 가장 고민해야 하는 것이 노동력과 생산 원가이다.

북주기 후 헛골에 제초매트 대용으로 폐현수막을 깔아 잡초생태를 들여다 본 결과 광투사량이 높은 밝은색 계열 폐현수막 아래 잡초는 방제 효과가 낮았다. 헛골에 어느 정도 잡초가 자라는 것을 용인할 필요가 있다. 옥수수가 활착하고 20~30cm 정도 자랐을 때 동력 관리기로 헛골을 갈아 잡초를 제거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헛골의 흙으로 옥수수 사이에 자라는 작은 풀을 덮는다. 북주기는 옥수수 옆에서 풀이 자라지 않게 하는 작업이다. 옥수수가 성인 허리높이 만큼 자라면 헛골에서 자라는 잡초는 더 이상 옥수수와 경쟁하지 못한다. 옥수수 잎이 큰 그늘을 드리워 잡초의 생장을 막기 때문이다. 옥수수가 잡초보다 생장 경쟁의 우위에 설 수 있도록 하면 제초제를 뿌리지 않고, 옥수수 농사를 지을 수 있다.
5. 웃거름 주기
옥수수 잎이 7~8장이 나올 때 쯤이면, 옥수수 씨앗 내 보유한 영양분은 고갈된다. 이때부터는 토양 속의 비료 성분이 옥수수에게 중요하다. 옥수수는 다비성 작물이다.

옥수수 키가 성인 무릎 정도 자랐을 때 웃거름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웃거름은 옥수수 뿌리 바로 옆에 주면 좋지 않다. 옥수수 포기와 포기 사이에 거름을 살포한다.
6. 해충 방제
정식한 옥수수가 뿌리 활착을 하려고 하는 시점에서 토양 속 거세미 유충이 어린 옥수수대를 가해한다. 또한 옥수수 이삭이 여물기 시작하면 멸강나방과 조명나방 유충의 공격을 받는다. 특히 옥수수를 연작할 경우 이들 유충의 발생 밀도가 높다. 6월 말 수확하는 옥수수는 이들 유충의 피해가 미미하다.

유충의 발생은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시기적으로 발생 밀도 수가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7월 수확하는 옥수수는 수꽃이 피기 전 방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옥수수 이삭이 영근 시점에서 수염이 없는 옥수수는 100% 유충이 침투한 것이다. 벌레먹은 옥수수는 상품 가치가 없거나 경쟁력이 떨어진다. 필자는 벌레먹은 옥수수도 말려서 건옥수수로 판매하지만, 피해량이 많을 경우 감당이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배웠다. 적절한 방제 시기를 선택해 방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7. 지주대 세우기
태풍이 올라오는 8월께 수확하는 옥수수는 최소 3구 간격으로 지주대를 박고, 수꽃이 피기 전 옥수수 허리부분을 끈으로 묶는다. 바람이 많은 일본은 이러한 방법을 선호한다. 고추농사를 지을 때 지주대를 박고 묶어주는 것과 같다. 특히 옥수수 이삭이 큰 대립종을 품종으로 선택할 경우 지주대를 묶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립종은 도복에 약하지만, 상품 경쟁력은 높다. 태풍으로 부터 손해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대농은 재해보험이, 소농은 지주대가 그 예방책이다. 참고로 어린 옥수수대가 바람에 부러진 경우 부목을 대고 고정시키면 옥수수는 그 세력을 회복한다. 수꽃이 피기 전 강풍으로 넘어진 옥수수도 세워서 묶으면 그 세력을 회복하지만 수확을 앞둔 시점인 이삭이 여물고 있는 상태에서 태풍이나 강풍에 쓰러진 옥수수에서 상품 경쟁력이 높은 옥수수를 수확하기 어렵다.
태풍이 올 가능성이 높은 시기에 수확하는 옥수수는 가능하면 지주대를 세워 묶으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유비무환이다. 바람의 피해를 예방하면 수확의 기쁨도 두배가 된다. 올해는 바람의 피해가 없었지만, 2016년과 2015년에는 강풍의 피해를 주변에서 많이 보았다.
8. 수확
3월과 4월 파종한 옥수수는 수확까지 100일 정도 소요된다. 하지만, 5월과 6월 파종한 옥수수는 80일 안팎에 수확할 수 있다. 특히 옥수수는 수염이 나온 후 25~28일경이면 달고 식감이 좋은 옥수수의 수확 적기이다.

옥수수는 수확 후에도 호흡을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당분이 소모되므로 수확 후 곧바로 출하해야 한다. 수확 후 오래된 옥수수는 단맛이 없고, 전분화되어 식감이 딱딱하다. 때문에 풋옥수수는 수확 후 곧바로 먹는게 좋다. 풋옥수수를 오랫동안 저장해 놓고 먹고 싶다면 급랭 후 냉동저장하거나 수확 즉시 삶아 냉동저장(-20℃)하는 것을 권한다.
9. 유통
시설하우스에서 생산하는 엽채류나 과채류는 지속적으로 도매시장 출하가 가능하고, 가격 경쟁력도 높지만, 계절 농산물인 옥수수는 여름철 수확하면 끝이다. 때문에 유통도 여름철에 집중되어 있으며, 도매시장에 출하량이 집중된다. 이러한 환경에서 소농이 대농과 경쟁해 살아 남을 수 있겠는가? 소량의 농산물로는 도매시장에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따라서 소농은 온라인과 로컬푸드로 최적화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여름철 뜨거운 태양 아래서 흘린 땀방울을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이다.
10. 경쟁력 그것은?
수확량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심는 시기와 량을 조절하면 된다. 계절 농산물인 옥수수를 재배하는 나와 같은 소농이 땀의 가치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은 파종시기, 즉 개화시기를 조절하는 방법뿐이다. 옥수수는 파종 후 85~100일이면 수확이 가능하다. 즉, 파종시기를 조절하면 수확시기도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조생종은 옥수수를 두 번 수확할 수 있다. 3월말 파종해 6월말 수확하고, 6월말 파종하면 9월말 수확할 수 있다. 옥수수는 파종 후 최소 75일 최대 100일이면 수확한다. 특히 다른 작물과 비교해 친환경 농자재로써 기능을 하는 옥수수는 풋옥수수, 옥수수 수염, 옥수수 심대, 건옥수수, 옥수수 튀밥 등 다방면으로 상품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는 작물이다.

필자는 올해 100평에서 150평 규모로 8차례 옥수수를 심었고, 6월 말부터 9월말까지 약 3개월 동안 8차례 수확했다. 고생은 했지만, 보람을 얻을 수 있는 농사였다. 비록 농사규모는 소농이지만, 수확의 기쁨은 어느 농업인 못지 않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소농의 옥수수 농사는 개화시기를 조절하는 것이 경쟁력이다. 내년에도 나의 옥수수 농사일지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