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축산인 탐방] 아파트 옆 ‘청정 목장’…민원 대신 신뢰 쌓았다

  • 등록일 2025-04-25
[사진][스타 축산인 탐방] 아파트 옆 ‘청정 목장’…민원 대신 신뢰 쌓았다



경기 파주시 조리읍에는 1700여가구가 사는 아파트 단지가 있다. 이정목장(대표 이종화)은 여기서 950m 떨어진 곳에 자리한다. 아파트 단지에서 불과 도보 15분 거리에 있는 이곳을 18일 찾았다. 코를 연신 킁킁댔지만 분뇨 냄새가 좀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이종화 대표(39)는 “여기에 둥지를 튼 지 올해로 5년째지만 냄새로 민원이 제기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정목장은 1만1900㎡(3600평) 규모 축사에서 젖소 280마리를 사육한다.
이 대표는 후계농이다. 할아버지 대부터 시작한 낙농업을 3대째 잇고 있다. 그가 본격적으로 축산업에 뛰어든 건 한국농수산대학교 낙농학과를 졸업한 2007년. 그는 “당시만 하더라도 차량 이동 중 가축분뇨가 흘러 이웃에게 지적받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파주는 전형적인 도농복합 지역이다. 그는 이러한 곳에서 목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 ‘청정축산’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젖소가 깨끗한 환경에서 행복하게 자라면 우유 품질이 올라가고 주민 인식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지금의 농장은 선친 농장과 500m 떨어진 곳에 지은 것으로 2020년 7월 신축했다. 이 과정에서 최우선으로 삼은 것은 젖소의 복지다. 종전 실내 사육 공간은 한마리당 6.6∼9.9㎡(2∼3평)였다.이를 새 축사에선 26.4∼33.1㎡(8∼10평)로 서너배 확장했다. 청소가 수월해지니 자연스레 축산냄새가 줄었다.

냄새를 저감하기 위해 분뇨 처리에도 집중했다. 이 대표는 “분뇨를 퇴비로 만들 때 분뇨에다 왕겨·톱밥을 섞는 교반 작업을 매일 2회 이상 한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이 권장하는 교반 작업 횟수(주 1회)에 견주면 굉장히 잦다.
사육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업계에 따르면 원유 1㎖당 체세포수가 20만개 미만이면 ‘1등급’으로 분류된다. 이 대표는 체세포수 10만개 미만을 기준 삼아 이를 넘는 젖소에겐 발목에 띠를 채웠고 수의사 진료를 집중적으로 받게 했다. 젖소 건강이 개선되면서 2020년 기준 ‘일일 착유량 3.3t, 경산우 120마리’이던 사육 지표가 최근엔 ‘5.5t, 180마리’로 호전됐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이 대표는 9일 농협경제지주가 개최한 ‘제7회 청정축산 환경대상’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역대 대통령상 수상자 중 최연소다. 이 대표는 “농장 앞 초등학교를 다니는 제 아이들이 자랑스러워하는 깨끗한 목장으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파주=이미쁨 기자 already@nongmin.com

<출처  :  농민신문 >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