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축산] 지역사회와 더불어 성장하는 축산이 희망…새말농장 김유화 대표 | 월간축산

  • 등록일 2025-04-21
[사진][지속 가능한 축산] 지역사회와 더불어 성장하는 축산이 희망…새말농장 김유화 대표 | 월간축산


이 기사는 성공 축산으로 이끄는 경영 전문지 ‘월간축산’ 4월호 기사입니다.

환경친화축산농장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친환경축산을 유도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이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가축의 사육 밀도와 분뇨 처리, 경관, 기록 관리 등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최근 가평에 있는 <새말농장>이 경기 지역 한우농장 중 최초로 환경친화축산농장 인증을 획득해 관심을 모았다. 

경기 가평군 북면에서 260마리의 한우를 일관 사육하는 <새말농장> 김유화 대표는 목디스크로 인해 농장 운영이 어려운 아버지를 대신해 2015년부터 농장을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소를 키우는 부모님을 보고 자라서인지 소를 돌보는 모습이 자연스럽고 익숙해 보이는 김 대표지만 정작 그는 단 한 번도 소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당연히 성인이 된 후 고향을 떠났고 와인수입유통회사에 근무하며 타고난 성실함과 붙임성으로 남들보다 빠르게 승진하며 이른 나이에 팀장 직급까지 달았다. 하지만 원하던 자리에 올랐다고 생각한 순간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직급이 높아질수록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떨어지고 업무에 대한 압박감이 심해지며 이곳이 평생의 직장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스트레스가 심해졌다. 아버지의 부름에 단번에 응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정이었다.

김 대표는 처음 농장을 물려받았을 땐 막연히 소만 잘 키우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농장 경영 마인드가 바뀌게 된 계기가 생겼다. 농장에 들어오고 1년 정도 지났을 즈음이었다. 동네에서 함께 소를 키우던 지인이 축사를 증축하다가 지역 주민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쳤다. 현수막이 걸리고 매일같이 고성이 오갔다. 그때 김 대표의 귀를 관통하는 충격적인 말이 있었다.
“‘혐오시설’이라는 단어에 생각이 많아지더군요. 사람들이 축산농장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 확인하게 된 후 지금처럼 운영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변에 피해 주는 축산 하지 말자!”

대를 물려 이어가는 축산을 만들기 이전에 적어도 주변에 피해를 주는 축산은 하지 말자고 결심했다. 김 대표는 농장으로 주소지를 옮긴 후 가평군에서 진행하는 각종 교육과 대학교에서 진행하는 마이스터 교육 과정 등을 섭렵했고 받을 수 있는 컨설팅이란 컨설팅은 다 받았다. 농장 입구와 농장 안에 조경수를 심고 환경 개선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2015년부터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해썹·HACCP) 인증을 시작으로 무항생제 축산물, 깨끗한 축산농장, 가축행복농장 인증에 이어 저탄소 축산물 인증과 최근 환경친화축산농장 인증까지 획득하며 친환경 축산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김 대표는 축산이 왜 혐오시설로 인식되는지 그 이유를 차근차근 분석하고 하나하나 개선하기 시작했다.

“축산인의 시선과 일반인의 시선이 같지 않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축산을 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 정도면 충분하지’라는 기준으로는 결코 축산에 대한 인식 변화가 이뤄질 수 없습니다.”
축산냄새 개선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닥 관리다. 톱밥을 깔짚으로 이용하고 있는 김 대표는 덧방을 하거나 깔짚을 자주 바꿔 주기보다는 최대한 깔짚을 잘 말려주는 방법으로 바닥을 관리한다. 여름철에는 두 달에 한 번, 겨울철에는 한 달에 한 번 깔짚을 교체해 주는 것을 기본으로 바닥을 관리한다.
악취저감제와 생균제를 혼합해 여름철에는 안개분무기를 이용해 수시로 살포하고, 겨울철에는 1~2주일에 한번 직접 살포해 준다. 여기에 추가로 미생물을 한 번씩 더 뿌려 유용미생물이 깔짚에서 번식해 축산냄새를 줄일 수 있도록 한다. 또 원활한 환기를 위해 우사 주변에 환기를 방해하는 장비나 물건 등을 두지 않고 윈치 커튼은 비나 눈이 오는 날을 제외하고는 늘 열어둔다.
특히 최근에는 대형 환풍기를 설치해 환기 효과를 높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선풍기의 경우 설치된 방향으로만 집중적으로 바람이 가기 때문에 개수에 비례해 환기와 건조 효과가 있다. 하지만 최근 김 대표가 설치한 대형 환풍기는 송풍 범위가 넓을 뿐 아니라 온도와 습도·풍량 등이 자동센서를 통해 조절되고 소음이 거의 없어 소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며 최대한 자연 바람처럼 환기를 도와준다.

환풍기로 깔짚 말려 바닥 관리 수월

“환풍기 한대에 600만 원 정도로 비용이 다소 부담스러웠습니다. 하지만 깔짚이 금방 말라 바닥 관리가 수월한 것은 물론 소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아 만족도가 높습니다.”
이렇게 관리된 바닥에서는 축산냄새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김 대표가 환경에 유난히 신경 쓰는 것은 민원을 줄이기 위함만이 아니다. 처음 농장을 물려받아 다양한 교육과 컨설팅을 받으면서 가축이 행복해야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적어도 가축이 우리 농장에 있을 때만이라도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다 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소를 키우고 있습니다.”

농장을 운영하면서 가장 먼저 개선한 것은 송아지 운동장을 확보한 것이다. 축사보다 더 넓은 송아지 운동장을 만들어 자라는 동안 충분히 뛰어놀게 한다. 송아지들은 비슷한 일령을 묶어 최대 30마리를 생후 6개월까지 그룹으로 관리한다. 이렇게 하면 송아지들의 운동량이 많아져 성장률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면역력도 높아져 설사 발생이 줄어들고 질병에 대한 저항성도 강해진다. 이뿐만 아니라 입질도 빨라지고 이유 과정에서의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다.
송아지는 융모 발달을 위해 배합사료 위주의 사양을 하면서 파인페스큐를 조사료로 급여한다. 파인페스큐는 번식우에게도 조사료로 공급하는데 줄기가 부드럽고 입자가 길어 먹기 좋고 되새김질에 용이해 기호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소들의 건강을 위해 사료조도 스테인리스로 교체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시멘트 사료조의 경우 사료를 먹을 때마다 소의 혀에 쓸려 바닥이 조금씩 파이고 그 사이로 곰팡이와 세균이 번식하게 된다. 스테인리스 사료조는 청소가 쉽고 곰팡이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스테인리스 재질상 사료와 조사료 외에 이물질이 사료조에 들어가면 소음이 발생합니다. 소들의 이물질 섭취를 막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소와 환경을 생각하는 사양관리는 고스란히 농장 성적으로 돌아왔다. <새말농장>은 평균 28.3개월 출하에 1+등급 이상 출현율 80%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모범적인 동물복지농장 만들고파”

현재 김 대표는 축사 환경과 관련한 인증은 모두 획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물복지와 관련해서는 경기도에서 시행하는 가축행복농장 인증을 받았다. 가축행복농장은 동물복지와 친환경 축산을 아우르는 인증이지만 김 대표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동물복지 인증을 받기 위해 준비 중이다.

“최소 10년 안에 현재 사육마릿수를 3분의 1 이상 줄이고 환경을 더욱 개선해 가장 모범적인 동물복지농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김 대표는 저탄소 축산물 인증을 받은 계기로 축분 처리에 대한 관심도 높다. 현재 <새말농장>은 부숙기를 이용해 축분에 공기를 불어넣어 부숙하는 방식으로 퇴비를 생산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양질의 퇴비는 3만 3000㎡(1만 평) 규모의 자체 조사료포에 살포해 옥수수를 생산한다.김 대표는 앞으로 시설 확충을 비롯해 고체연료 생산 등 축분의 효율적이고 완벽한 처리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축산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일반인의 시각에서 한 번 더 생각해 지역사회와 더불어 성장해 나가는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글 김수민 | 사진 이민희 | 사진제공 축산환경관리원

<출처  :  농민신문 >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