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추류는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지방의 특산식물로 17세기경 일본 에서 유럽으로 건너갔고 1692년 네덜란드인으로 의사이며 식물학자인 Englebert Kaempfer가 처음으로 기록하였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비비추류는 1863년 Richard Oldham이 처음 수록하였지만 오랜 옛날부터 집 안의 뜰이나 마당가 울타리 근처에 심어왔던 식물이다. 옥잠화 (玉簪花)는 비비추와 동일한 Hosta속 식물로서 중국으로부터 우리나라에 도입돼 재배된 역사가 오랜 식물이다.

종류와 특성

비비추류는 세계적으로 40여 종(species)이 있고 변종, 품종을 합치면 100여 종류 나 되며 원예적으로 개량된 품종은 1,000종이 넘는다.

우리나라에는 흔히 비비추와 주걱비비추, 참비비추, 좀비비추, 일월비비추가 잘 알려져 있으나 큰비비추, 이삭비비추, 해인비비추, 돌산비비추, 금산비비추, 봉화 비비추, 한라비비추, 흰좀비비추, 방울비비추, 흑산도비비추, 산옥잠화 등 13종 2 변종 1품종이 보고되어 있다.

전국에서 널리 재배되고 있는 옥잠화는 원산지가 중국이지만 우리나라에 들어와 재배된 지 수백 년이 넘었기 때문에 귀화된 지가 오랜 식물이다. 비비추류는 전국 어디에나 분포되어 있지만 자생지는 지역에 따라 한정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가. 비비추(Hosta longipes )

잎 모양은 난형인데 끝부분이 갑자기 뾰족해지는 형 태로서 잎가장자리에 약간의 파상굴곡이 있다. 잎의 너비는 12~13cm, 폭 8~9cm정도 되며 7~8쌍의 엽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엽병 전체에 자줏빛의 점이 있는 데 꽃은 7~8월에 연한 자주색으로 핀다.

나. 주걱비비추(H. clausa )

잎은 뿌리에서 총생하고 장타원형상의 피침형으로 다른 종류에 비해 엽폭이 좁고 뾰족하다. 잎에 엽맥 이 13~21개 정도 되며 표면에 광택이 있고 길이는 10~20cm, 폭은 4~9cm 정도 된다. 꽃은 7~8월에 짙은 자주색으로 핀다. 백색의 근경이 옆으로 뻗어가면서 번식하는 특징이 있다.

다. 참비비추(H. clausa var.normalis )

잎은 난상 타원형으로 길이 12~14cm, 폭 5~8cm 정도 되며 잎끝이 뾰족하다. 6~7 쌍의 엽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특히 잎자루가 13~22cm 정도로 길게 자라는 것이 특징적이다.

꽃은 7~8월에 피고 하늘색을 띤 자주색인데 꽃대의 길이가 60~80cm 정도로 길게 자란다. 근경이 포기 옆으로 길게 뻗고 그 끝에서 새싹이 돋아나는 형태로 퍼진다.

라. 이삭비비추(H. ensata )

잎은 장타원형 또는 난상 피침형이고 다른 종류에 비해 녹색이 짙다. 엽맥의 수는 4~6쌍인데 잎자루에서 잎의 시작 부위가 뚜렷하지 못한데 잎자루의 기부에서부터 날개 형태로 시작된다.

꽃은 7~8월에 자줏빛으로 피는데 주로 새벽에 피고 저녁에 지며 꽃대의 길이는 30~50cm 정도 되는데 뿌리줄기가 옆으로 뻗어 나가면서 번식한다.

마. 해인비비추(H. tardiana )

잎은 난형 또는 장타원상의 난형으로 끝이 뾰족한데 잎자루의 기부에서부터 날개 모양으로 시작되며 잎 크기는 길이 10~17cm, 폭 4~8cm인데 가장자리는 물결 모양의 굴곡이 있다.

꽃은 7~8월에 짙은 자주색으로 피며 꽃대의 길이는 50~60cm 정도 된다.

바. 돌산비비추(H. gracillima )

식물체가 소형이고 뿌리줄기가 짧은 것이 특징적이다. 잎은 피침형으로 길이 5.5~6.0cm, 폭 1~2cm 정도이며 엽맥은 3~4쌍인데 잎 가장자리에 약간 굴곡이 있 으나 평평하기도 하다. 꽃은 자주색으로 피는데 화경당 10송이 정도가 성기게 달 리며 꽃대는 가늘고 직립하고 높이는 20~30cm 된다.

사. 산옥잠화(H. longissima )

잎은 긴 피침형으로 잎끝이 약간 둥근 편인데 뒤로 젖혀지듯이 전개되며 길이는 18~19cm, 폭 2cm 정도 되며 잎자루 길이는 5~7cm 정도 된다. 꽃은 연한 자줏빛 이며 꽃송이는 많지 않아서 화경당 3~5송이가량 달리는데 꽃대는 가늘고 길어서 50~55cm 정도 된다.

아. 봉화비비추(H. longissima var. brevifolia )

식물체는 가냘프고 습기가 많은 곳에서 생육하는데 잎의 길이 17~19cm, 폭 2cm 정도 되는데 회록색을 띤다. 꽃은 백색에 가까운 옅은 자주색으로 피며 화경당 3~5송이가 달린다.

자. 한라비비추(H. venusta )

잎은 총생하고 길이 3~4cm, 폭 1.7~2.2cm 정도이며 난형 또는 난상 타원형인데 기부는 원형이고 끝부분이 갑자기 뾰족해진다. 잎 가장자리에 약간의 파상굴곡이 있고 엽맥은 3~4쌍인데 가늘어서 비비추에 비하면 뚜렷하지가 않다. 꽃은 6~7월 에 백색을 띤 연한 자줏빛으로 7~8송이가 피고 꽃은 수평으로 배열된다. 꽃대는 20cm 정도이며 포기의 가운데에서 나온다.

차. 좀비비추(H. minor )

잎은 길이 13~14cm, 폭 5~6cm 정도 되는데 난상원형으로 가장자리에 약간의 파상 굴곡이 있다. 꽃은 6~7월에 흰색을 띤 연한 자주색으로 피며 화경당 5~8송이가 달 린다. 초장은 15~18cm가량 되고 꽃대 길이는 40~50cm 정도 된다.

카. 흰좀비비추(H. minor forma. alba)

좀비비추와 비슷한 형태이나 6~7월에 흰꽃이 금강산과 한라산 1,700m 부근에서 드물게 자생한다.

타. 일월비비추(H. capitata )

잎은 난형으로 잎끝이 갑자기 뾰족해지는데 길이 10~13cm, 폭 16~18cm 정도 되며 가장자리에 파상굴곡이 있다. 엽맥의 수는 6~10쌍인데 뚜렷하게 나타난다. 꽃은 6월 중순경부터 자주색으로 피기 시작하는데 꽃봉오리 때는 분홍색을 띤 자줏빛이고 꽃송이는 화경의 끝부분에 집중되어 달린다. 꽃대의 길이는 50~60cm정도로 자 라고 뿌리줄기가 없으므로 옆으로 뻗지 않고 포기가 분열되어 커지는 것이 비비추 와 다른 점이다.

파. 흑산도비비추(H. yingeri )

잎은 난형으로 길이 15~18cm, 폭 7~10cm정도 되며 잎 가장자리에 약간의 파상굴 곡이 있다. 포기당 엽수가 5~10장 정도 되며 잎 표면이 매끈하고 엽맥이 뚜렷하지 않은데 초장은 25~29cm 정도이다. 꽃은 8월에 피고 소화경의 길이는 약 3.0cm, 너비 2.9cm 정도 크기의 자주색 꽃이 많이 핀다. 1개의 꽃대당 약 70~90송이가 피고 꽃대 길이는 60cm 정도로 자란다. 비비추류 중에선 가장 작은 꽃을 피우는데 우리 나라의 홍도와 흑산도에서 자생한다.

하. 옥잠화(H. plantaginea)

잎은 난타원형으로 길이가 18~20cm, 폭 14~16cm 정도 되며 엽맥은 10쌍인데 엽색은 황록색이며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꽃은 8~9월에 흰색으로 피며 꽃대길이는 70~100cm 되는데 향기가 있다. 꽃송이 길이가 10~11cm 정도 되는 통꽃으로 폭은 5.0~5.5cm 정도이다.

용 도

줄기 및 잎을 생식하거나 데쳐서 나물로 식용한다. 식물체는 소형이나 꽃대가 높 게 올라가고, 화색이 백색을 비롯하여 보라색 등으로 관상가치가 매우 뛰어나므로 다양한 식재지의 지피용 소재로 유망하고 화단식물로도 좋다. 비비추 및 같은 속 식물의 꽃을 말린 것을 자옥잠(紫玉簪)이라 하며 부녀의 허약함과 대하, 유정, 토 혈 등의 치료에 사용된다. 뿌리 및 뿌리줄기 말린 것을 자옥잠근(紫玉簪根)이라 하고 치통, 위통, 인후통, 부인병 등에 사용한다. 잎을 말린 것은 자옥잠엽(紫玉簪葉) 이라 하며 대하 및 상처 치료에 이용한다.

재배기술

가. 번식

(1) 종자번식 : 비비추류의 종자는 3월 경에 비닐하우스나 온실에서 파종하여 육묘하면 3년 만에 꽃을 볼 수가 있다. 파종 용토는 피트모스와 버미큐라이트를 1:1로 혼합한 상토를 사용하고 25℃ 정도의 온도를 유지하면서 마르지 않도록 관수해주면 1~2주 후에 발아된다. 옥잠화의 경우에는 발아가 잘 되지 않는데 GA3 200ppm의 용액에 3~6시간 침적처리하면 7일 후에 56~63% 발아되며 IAA 500ppm을 처리할 경우에는 8일 정 도가 소요되고 발아율은 63% 정도 된다.

(2) 분주 : 새싹이 나올 무렵인 3월 중에 포기 전체를 굴취하여 흙을 털어낸 다음 싹을 중심으로 뿌리를 붙여 나누어 심도록 한다. 심을 때에는 싹이 너무 깊이 묻히지 않도록 주의하고 식재 후에는 물을 충분히 주도록 한다. 개체수를 많게 하기 위해선 봄철에 새싹을 제거하면 옆에 있던 잠아(잠자는 눈)가 자라서 여러 개의 신초를 발생시킨다.

(3) 조직배양 : 기내에 종자를 무균적으로 파종한 어린 식물체를 급속 증식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노지에서 재배한 개체는 생장점을 채취하여 10% 락스용액에서 10~15분간 소독한 후 배양하도록 해야 하는데 오염률이 높아서 어려움이 많다.

배양 Murashige and Skoog(MS) 배지에 자당(sucrose)을 3~5%, pH는 5.8로 조정한 배지를 사용하도록 하며 배양온도는 23~25℃, 1일 16시간 조명해주는 조건에서 배양한다.  

나. 생육환경과 관리

비비추류는 성질이 강하고 환경적응성이 뛰어나며 토양을 가리지 않고 잘 자라는 특성이 있다. 그러나 척박하고 건조한 토양보다는 양토 및 식양토에서 더 잘 자라 고 수분만 잘 공급된다면 생육이 왕성하게 추진된다.

절엽 또는 절화의 경우, 정식은 보통 90㎝ 이랑에 2~3줄로 심되 주간은 30㎝로 한 다. 따라서 10a당 소요 묘수는 5,000~7,400주이다.

정식하고 나서는 건조를 막기 위해 짚으로 멀칭을 한다(3~4㎝ 두께). 여름의 직사 광선은 잎을 해치므로 30~50% 정도 차광이 되는 반음지 조건이나 햇볕이 부분적 으로 차단되는 곳이 적합하다. 특히 무늬잎은 직사광선에 약하다. 그리고 통풍이 잘되는 시원한 환경조건이 알맞으며 과습한 조건에서 통풍이 불량하면 지면과 접 촉되는 잎자루에 곰팡이병이 자주 발생한다.

잔뿌리가 많아서 토양을 지지해주기 때문에 경사면의 사방용으로도 이용할 수가 있고 돌쌓기를 할 때 돌과 돌 사이에 끼워 심는 방법도 좋다.

화분재배를 할 때는 매년 분갈이를 해주어야 할 정도로 잔뿌리의 발달이 왕성한 식물이다. 겨울철의 건조기에는 표토가 마르지 않도록 멀칭을 하여 건조에 의한 고사를 방지하여야 한다.

좀비비추와 주걱비비추의 화아분화는 주간 20~28℃, 야간 15~23℃의 장일조건에서 화아분화가 촉진되고 고온조건일수록 지상부 생육이 양호하고 엽수가 많아진다.

다. 촉성재배

촉성재배를 위한 저온처리 시에는 처리기간이 길수록 개화소요일수가 단축되고 꽃대와 꽃수는 증가한다. 옥잠화의 경우 5℃ 이하의 저온에서 427시간 이상 경과 하면 휴면이 타파되어 정상적인 생육을 한다.

라. 시 비

비비추류는 생육이 왕성하기 때문에 시비량이 많은 식물이다. 기비는 10a당 완숙 퇴비 3,000㎏, 완숙계분 300㎏, 용성인비 200㎏을 정식 1개월 전에 전면 살포하여 잘 갈아엎고 심는다. 추비는 9월과 3월에 완숙계분을 각각 100㎏씩 준다. 퇴비나 계분이 덜 썩은 것을 쓰면 백견병(白絹病)이 발생하여 전멸하는 수가 있으므로 주 의한다.

병해충 방제

비비추류는 성질이 강하기 때문에 병충해는 많지 않으나 새싹이 자랄 무렵에 거세미의 피해를 입기 쉽다. 방제법은 식재하기 전에 토양살충제를 살포한 다음 심도록 한다. 여름철에는 진딧물의 피해가 자주 나타나므로 진딧물 방제약을 살포해주도록 한다.

바이러스병에 감염된 개체는 잎이 꼬이거나 얼룩이 생긴다. 감염된 개체를 제거하 고 진딧물을 방제하도록 한다.

곰팡이병은 6~7월경 고온다습하고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조건에서 자주 발생하는 데 토양과 접촉이 되는 잎자루의 기부가 부패하고 백색곰팡이가 발생하는데 급속 하게 번지는 것이 특징이다. 다이센이나 베노밀 등을 살포하고 통풍이 잘되도록 해야 하는데 지나치게 밀식된 경우에 잘 발생한다.

일소현상은 광선이 지나치게 강할 때 엽록소가 파괴되어 잎이 갈색으로 괴사되는 현상을 말한다. 일월비비추가 가장 민감하고 잎 무늬종이 비교적 약하며 비비추나 주걱비비추는 강한 편이다. 그러므로 종류에 따라 적정 광도조건 아래에서 재배하 거나 차광을 해주는 것이 일소현상을 방제할 수 있는 방법이다.

수확

절엽(折葉)을 너무 빨리하면 흡수가 불량하므로 잎이 충분히 자라고 난 다음에 한 다. 절화는 1번화가 피기 전에 절단해서 30분 정도 흡수한 후에 출하하되 절화는 5대, 절엽은 10대를 한 묶음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