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 옥수수의 발달과 분류

옥수수의 발달과 분류

 

1. 옥수수의 기원과 발달

옥수수의 기원에 관하여 여러 가지 의견이 제기되는데, 가장 설득력이 있는 것은 그림 1에 나타낸 비들(Beadle, G. W., 1979)의 테오신트(teosinte)설이다. 옥수수가 테오신트에서 선발되었거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되었다는 것과 화본과 잡초의 자연교잡에 의해서 변형 또는 진보되었다는 의견이다. 야생의 테오신트(a)에서 알()이 좀 더 커진 변형 테오신트(b)로 진화하고, 여기에 돌연변이가 일어나 껍질이 있는 테오신트(c)로 변했을 것으로 본다. 이때 테오신트의 딱딱한 씨앗의 껍질은 탈곡하기 쉬운, 연한 껍질을 보유한 원시형 옥수수(d)로 변했을 것이며, 이 돌연변이체는 테오신트의 재배형으로의 첫 신호탄이 되었고, 그 후 인간이 개량을 거듭하여 현재의 옥수수(e)로 발전되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제기한 원시 재배형 옥수수(d)가 미국의 북서부 지방과 멕시코에서 발견된 4,0007,000년 전의 것과 아주 흡사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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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테오신트에서 옥수수로 진화(비들, 1979)

 

옥수수는 멕시코에서 시작되어 북으로는 캐나다, 남으로는 아르헨티나로 전파되었다고 생각된다. 옥수수의 재배는 약 7,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마치종, 경립종, 연립종, 튀김옥수수, 단옥수수 등이 분화되었으며, 그곳의 인디오 부족들이 200300종의 옥수수를 재배하고 있었다고 한다.

옥수수는 중남미 인디오들의 가장 중요한 식량이었다. 그 때문에 인디오들의 옥수수에 대한 애착은 대단하였고, 그러한 애착이 옥수수의 개량에 큰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인디오들이 어떠한 방법으로 옥수수를 개량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인디오들이 6,000년 이상의 오랜 세월동안에 테오신트나 트립사컴과 같은 빈약한 종자밖에 달리지 않는 야생의 옥수수에서 현재와 같은 커다란 이삭과 알이 달리는 옥수수를 만들어 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2. 옥수수의 형태적 분류

옥수수는 알의 모양과 그의 입질(粒質) 조성 및 용도에 따라 다음과 같이 크게 나눈다.

 

. 오목씨

그림 2처럼 옥수수 알의 맨 윗부분이 오목하게 들어가 모양이 말의 이빨을 닮았다고 해서 오목씨 또는 마치종(馬齒種)이라고 부른다. 오목씨 알의 양옆은 굳음녹말이 들어 있고, 안쪽에는 씨눈을 둘러싸고 있는 연한 가루녹말이 분포하고 있다. 또한 밑부분에는 씨눈()이 자리하고 있다. 알이 성숙하여 건조되면서 바깥 부분의 굳음녹말은 형태적 변화가 거의 없는 가운데, 중앙부에 위치한 가루녹말이 쪼그라들면서 말 이빨 모양으로 맨 윗부분이 오목하게 들어간다. 이 오목씨는 수량이 많고 병에 강하며 가공용이나 사료용으로 알맞다. 알껍질이 두꺼워서 식용으로는 굳음씨보다 나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사료로 많이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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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오목씨(마치종)

 

. 굳음씨

굳음씨(경립종)는 그림 3에서와 같이 알의 바깥쪽이 모두 굳음녹말로 둘러 싸여 있다. 속은 가루녹말로 채워져 있어 건조해도 오목씨와 같이 알이 변형되지 않고 둥글며 단단한 모양을 하고 있다. 오목씨 다음으로 알이 굵고, 알껍질이 다소 얇으며 대부분이 굳음녹말로 채워져 있고 주로 식용과 사료용 및 가공 원료로 쓰인다. 굳음씨 옥수수는 조숙종이 많아 위도가 높은 지역과 고랭지까지 재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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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굳음씨(경립종)

 

. 단옥수수와 초당옥수수

단옥수수류는 일반적으로 단옥수수라고 부르는 보통단옥수수와 당도가 훨씬 높은 초당옥수수로 나뉜다. 옥수수 알이 성숙하여 건조되면 쭈글쭈글해지고 반투명 한데, 단옥수수류는 알의 중앙에 있는 씨눈()을 제외하고 거의 전부가 당질녹말 로 구성되어 있다(그림 4, 5). 모양이 약간 일그러진 것이 보통단옥수수이며, 당분이 많고 수분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건조되면 단옥수수보다 모양이 더 쭈글쭈글하게 변형되는 것이 초당옥수수이다. 초당옥수수는 알이 작고 납작하다.

단옥수수류는 당분 함량이 높을 뿐만 아니라 섬유질이 적으며 알껍질이 얇아 간식용으로 삶아 먹거나 생식 또는 통조림 등 가공 식품으로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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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단옥수수(감미종)                 (그림 5) 초당옥수수(고감미종)

 

. 찰옥수수

찰옥수수는 알이 젖빛을 띠며 반투명하고 씨눈을 둘러싸고 있는 부분이 대부분 찰성녹말로 구성되어 있다(그림 6). 우리나라에는 굳음씨와 같은 둥근 알 모양에 흰색인 찰옥수수가 대부분이지만, 숙기가 늦으면서 이삭이 작고 검은 찰옥수수도 재배되고 있다. 보통 찰옥수수의 녹말은 아밀로펙틴을 원료로 하는 곳에 사용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대부분 풋옥수수로 수확하여 쪄서 간식으로 이용한다.

 

. 튀김옥수수

튀김옥수수는 씨젖(胚乳)의 대부분이 굳음녹말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앙부에 약간의 가루녹말이 존재한다(그림 7). 튀김옥수수는 씨앗의 크기가 작고 배 부분의 끝이 굳음씨보다 뾰족하다. 씨앗의 모양은 끝이 뾰족한 쌀알형(rice)과 둥근 모양의 진주형(pearl)으로 구분된다. 튀김옥수수의 알은 가열하면 중앙부에 위치한 가루녹말 근처의 수분이 팽창하면서 튀겨지고, 알의 수분이 13.514.5%일 때 가장 잘 튀겨진다. 알의 튀김률은 거의 100%에 가깝고, 튀김 배수는 원래 부피의 30배 정도로 잘 튀겨지는 특성이 있어 간식용으로 많이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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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찰옥수수(나종)  (그림 7) 튀김옥수수(폭렬종)

 

. 기타 변이종

위에서 설명한 것들 외에 씨젖의 대부분이 가루녹말이고 굳음녹말이 씨눈 막을 아주 엷게 싸고 있는 연립종(軟粒種), 보리와 같이 내영(內穎)과 외영(外穎)으로 덮인 유부종(有種), 오페이크(Opaque), 플라워리 콘(Floury corn) 등 많은 종류가 있으나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재배되지 않는다.

 

2. 옥수수의 교잡유형에 의한 분류

일반적으로 옥수수는 양친 간에 교잡된 1대 교잡종(hybrid)을 이용한다. 이러한 1대 잡종은 유전적으로 순수하게 고정된 자식계통(自殖系統)들 간에 교잡으로 일 어나는 잡종강세(Hybrid vigor) 현상을 이용한다. 옥수수는 타화수정(他花受精)을 하기 때문에 자연 상태에서는 유전적으로 잡박해지기 쉽다. 그러나 암꽃과 수꽃이 따로 있고, 꽃가루가 풍부하며, 암이삭 하나에 낟알이 많이 달리는 특성이 있어 다른 품종과 교잡시키기 쉬운 까닭에 잡종강세를 이용하는 교잡종이 크게 발달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 후반부터 농가에서 교잡종 옥수수를 심기 시작하여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크게 향상되었다. 이를 벼에 이어 제2의 녹색혁명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었다. 옥수수와 같이 잡종강세가 크게 나타나는 작물은 자화수분(自花受粉)이 계속되면 수량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유전적으로 순수한 자식계통이 되는데, 이와 같이 수량이 떨어진 자식계통끼리 교잡하면 잡종강세 현상이 다시 크게 나타난다. 자화수분을 계속하여 만들어진 옥수수 자식계통 A, B와 이들 간에 교잡된 교잡종(F1)의 알곡 수량은 (1)과 같다. 일반적으로 옥수수 알곡 수량의 잡종강세 비율은 343695%이며 평균 501% 정도 발현된다.

 

(1) 옥수수 잡종강세의 발현비율 (단위 : 알곡수량, kg/1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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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임수분품종

방임수분(放任受粉) 품종은 우리나라의 재래종처럼 품종 개량이 되지 않은 것으로, 어느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재배되어 내려온 품종이다. 자식계통을 육성하거나 새로운 우량품종 개량을 위한 육종의 기초 재료로 이용된다. 과거 강원도를 중심으로 재배하였던 토종 옥수수들이 대부분 여기에 속한다.

 

. 단교잡종

단교잡종(單交雜種)은 두 개의 자식계통(A×B) 간 교잡에 의해서 이뤄진다. 다른 교잡에 비해 수량이 많고 품종 개발이 쉬워 육성된 품종이 많다. 단교잡종은 식물 개체 간의 균일도가 높기 때문에 상품화와 기계화 재배에 유리하다(2), (3). 그러나 F1 종자가 생산되는 종자친(種子親)이 생산력이 낮은 자식계통으로, 채종량이 적은 탓에 종자 값이 비싸며 유전자도 적은 수가 관여하고 있어 어떤 재해에 대해서 견딜 확률이 떨어질 수 있다.

 

(2) 자식계통의 교잡 방법에 따른 교잡종의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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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옥수수의 교잡유형별 수량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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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형단교잡종

(A×A´)×B3개의 자식계통 간에 교잡된 변형된 단교잡종이다. 여기에서 A와 혈통이 비슷한 자매계통으로 채종량이 적은 단교잡종의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A×A´A보다 종자 생산량이 많기 때문에 종자 값이 단교잡종에 비해서 싸다. 개발된 우리나라 품종으로는 제천옥, 양주옥 등이 있다.

 

. 3계교잡종(三系交雜種)

(A×B)×C3개의 자식계통 간에 교잡된 종이다. 종자가 생산되는 종자친이 단 교잡종으로 채종량이 많기 때문에 단교잡종보다 종자 생산비가 싸고, 복교잡종보 다는 비싸다. 식물체 간의 균일도나 수량은 복교잡종보다 높아 많이 이용되고 있다. 개발된 우리나라 품종으로는 횡성옥, 진주옥 등이 있다.

 

. 복교잡종(複交雜種)

(A×B)×(C×D)와 같이 4개의 자식계통 간에 교잡된 종이다. 생육이 왕성한 단교 잡종 식물체에서 종자를 생산하고 꽃가루 발생도 많아, 종자 생산에서는 어느 교잡종보다 채종량이 많다. 그러나 단교잡종에 비해 균일성과 수량성이 떨어지고 단교잡종의 채종 기술도 크게 발달하여, 현재는 많이 이용되지 않는다.

 

. 합성품종

6개 이상의 자식계통을 이용해서 만든다. 한번 교잡되어 농가에 보급된 종자는 매년 종자를 받아 계속 재배하면 퇴화되어 본래의 특성들이 상실되므로, 45년마다 새로 교잡된 종자로 교체한다. 다른 교잡 유형에 비해 수량과 균일도가 떨어져, 우리나라에서는 단교잡종이 보급되기 시작한 1970년대 후반부터 재배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