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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용 ‘장립종 벼’ 연구개발 닻 올렸다

  • 등록일 2025-07-09
[사진]수출용 ‘장립종 벼’ 연구개발 닻 올렸다



“쌀은 더이상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아니라 농업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장립종 벼가 연구 단계를 넘어 산업화로 나아가기 위해 민·관·학·연이 귀중한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4일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의 한 강의실. 농민, 정부기관, 대학 관계자 70여명이 모여 앉아 눈을 반짝였다. 이들은 농촌진흥청이 최근 시동 건 ‘장립종 벼 기반 쌀산업 혁신프로젝트’ 참여자들이다.
정부가 수출용 고품질 장립종 벼 연구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농진청은 앞으로 5년간 이 프로젝트에 250억원을 투입해 인디카형 장립종 벼 품종을 개발하고 재배기술을 확립한다. 벼 품종 품질을 관리하고 관련 산업화도 지원한다.
농진청은 국립식량과학원과 한국육종학회 주최로 경북대에서 장립종 벼 기반 쌀산업 혁신프로젝트 워크숍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농진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개발한 통일형 중장립종 벼 품종이 여럿이지만 인도의 ‘바스마티’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장립종과 경쟁하려면 품질·향미가 뛰어난 신품종 개발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농진청은 5년 내 품종 개발과 재배기술을 완성하고 수출용 장립종 산업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관련 기술의 현장 적용과 실증 연구를 지속한다. 여기엔 국제미작연구소(IRRI)·건국대학교·전남대학교가 참여한다.
조수민 농진청 식량원 경지이용작물과 농업연구사는 “열대기후에 적합한 인디카 벼를 유전자 교배를 통해 초기 육묘단계에서 낮은 온도에서도 버틸 수 있도록 내냉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국내 간척지에서 재배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내염성과 흰잎마름병·벼멸구에 저항성 있는 품종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률 IRRI 박사는 “연구소가 있는 필리핀은 날이 더워 1년에 3기작까지 벼 재배가 가능해 한국보다 세배 빠르게 실험할 수 있다”며 “1년에 200개의 인디카 계통 유전자원을 제공해 한국에서 1차적으로 적합한 품종을 찾아 필리핀으로 보내면 IRRI에서 우량계통을 빠르게 육성, 농진청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진청은 장립종 벼 육성사업을 통해 밥쌀 공급 과잉을 완화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과 수출용 장립종 쌀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가공밥 수출기반을 구축해 해외시장 진출을 촉진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정지원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부장은 “기계화를 이뤄낸 한국의 독보적인 쌀 재배기술력으로 국제무대에서 국산 인디카 쌀이 인정받는다면 가공식품으로 만들었을 때 충분한 시너지가 나올 것”이라며 “고품질 인디카 품종을 개발하고 안정적으로 수출하기 위해선 중장기적으로 간척지 등을 활용한 대규모 재배단지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주현 건국대 식량자원과학과 교수는 “국내 최고 육종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도 빨라야 3년 뒤에 신품종을 출원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당 품종으로 직접 재배해 실제 상품화까지는 꽤 긴 시간이 소요될 테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임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정병우 농진청 식량원 밭작물개발부장은 “장립종 벼 육성사업이 국내 쌀산업 발전을 앞당기는 새로운 전기이자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밑거름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조영창 기자

<출처  :  농민신문 >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