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감동이었어! - 국물 맛만으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찌개와 전골 -
요약
1. 국, 찌개 그리고 전골
국은 고기나 채소따위에 물을 부어 끓인 음식이다. 탕(湯)은 국의 한자어 표현이며, 찌개는 뚝배기나 작은 냄비에 국물을 바특하게 잡아 고기, 채소, 두부 따위를 넣고 갖은 양념을 하여 끓인 반찬이다. 그리고 전골은 잘게 썬 고기에 양념, 채소, 버섯, 해물 따위를 ‘전골틀’에 담고 국물을 부어 끓인 음식이다. 찌개가 미리 끓여 완성한채로 상에 올라가는 요리라면, 전골은 손님이 자리하면 그 자리에서 조리를 시작하는 것이 다른 점이다.
반찬의 가지수로 정성을 표시하는 우리의 전통 상차림에서 찌개와 국은 밥과 동일시되었다. 즉 반찬을 담는 쟁첩(접시)의 숫자로 나타내는 3첩, 5첩반상에서 밥, 국, 김치, 장류와 찌개(찜)은 기본으로 반찬 수에 포함하지 않았다. 한편 찌개는 반가의 밥상인 5첩반상부터 들어갔으며, 전골은 7첩이상에만 올라가는 고급음식이었다. 지역성이 짙은 재료를 이용하는 찌개와 전골은 우리나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맛집탐방이나 휴가시 빼놓을 수 없다. 또한 가족이 함께 나누어 먹는 세계공통의 정서를 담고 있어, 한식 세계화의 좋은 재료가 될 수 있다.
2. 넌 감동이었어!
서울·경기도는 궁중과 양반가에서 즐기고,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등장하던 고급스러운 찌개와 전골이 전래되고 있은 곳이다. 풍성한 어육과 채소에, 각종의 마른과일들을 장식하는 신선로, 담백한 맛을 자랑하는 병어를 찌개보다 되직하게 끓이는 병어감정, 중국사신도 맛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곤쟁이 젓갈로 만드는 감동젓찌개, 조선의 유명한 포구, 행주에서 많이나던 웅어로 만드는 웅어감정, 부부화합 상징인 대합으로 만드는 대합전골이 유명하다. 강원도는 동해의 명태, 태백산의 각종 버섯, 그리고 산간지방에서 많이나는 감자가 주인공이 되는 찌개와 전골이 발달해있다. 고성군에서 많이 즐긴 명태무왁찌개, 감자완자가 들어가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감자전골, 3년에 한 번만 채취한다는 능이버섯으로 만드는 능이버섯전골이 명물이다. 충청도의 내륙에서는 농사후 생겨나는 부산물을 활용하는 겨울나기용 찌개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그 예로는 내륙의 매서운 겨울을 나던 무청시래기찌개, 충북 영동의 특산찌개인 팥잎장, 호박김치로 만드는 호박지찌개 등이 있다. 해산물이 풍부한 충남에서는 꽃게로 만드는 게국지찌개, 우스꽝스럽게 생긴 서대로 만드는 서천의 서대찌개, 제사상에 올렸던 우럭포로 만든다는 우럭젓국찌개가 유명하다. 경상도에는 멸치국물에 돼지고기와 묵은지를 썰어넣고 메밀묵까지 얹어 칼칼하게끓이는 태평추, 미역의 대가리로 만드는 미역귀와 버섯으로 끓이는 미역귀된장찌개, 내장을 제거한 생멸치와 무에 양념을 넣고 물을 부어 자작하게 끓이는 생멸치찌개가 유명하다. 전라도는 풍부한 물산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 국과 탕문화가 가장 발달하는 곳으로, 해산물을 이용한 찌개가 다수이다. 춘절시식(春節時食)이라 하여, 곡우(穀雨)가 되면 가장 기름지고 맛이 좋은 조기를 즐기는 전라도의 대표 음식인 조기찌개, 걸어다니는 물고기인 달강어(장대)와 삶은 고사리를 고추장 푼 물에 넣어 끓이는 전북 부안의 달강어찌개, 곰삭아 톡쏘는 향이 독특하여 회, 찜,
탕, 앳국 등으로 많이 즐기는 홍어로 만드는 홍어찌개 등이 명물찌개들이다. 제주도에는 오분자기에서부터 소라, 닭새우에 이르기까지 각종 해산물이 한 그릇에 들어가는 작은 해물탕인 오분자기뚝배기, 연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인 꿩의 가슴살을 살짝 익혀먹는 꿩토렴 등이 대표적인 찌개·전골이다.
3. 시사점
일본과 태국 등의 음식은 식문화 자체를 문화상품화하여 세계의 4대 음식에 손꼽히고 있으나 우리의 한식은 아직 그렇지 못하고 있다. 찌개와 전골을 통한 우리 민족의 정체성이 돋보이는 메뉴와 식문화에 대한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또한 산업의 성장은 민간이 주도하고, 지자체가 지원하며 식문화관련 자원의 발굴, 품질인증, 공정경쟁의 유도 등은 중앙정부가 하는 역할의 분담이 필요할 것이다.
목차
요 약
Ⅰ. 국, 찌개 그리고 전골 ···························· 1
Ⅱ. 넌 감동이었어! ·········································4
Ⅲ. 시사점 ····················································· 12
국은 고기나 채소따위에 물을 부어 끓인 음식이다. 탕(湯)은 국의 한자어 표현이며, 찌개는 뚝배기나 작은 냄비에 국물을 바특하게 잡아 고기, 채소, 두부 따위를 넣고 갖은 양념을 하여 끓인 반찬이다. 그리고 전골은 잘게 썬 고기에 양념, 채소, 버섯, 해물 따위를 ‘전골틀’에 담고 국물을 부어 끓인 음식이다. 찌개가 미리 끓여 완성한채로 상에 올라가는 요리라면, 전골은 손님이 자리하면 그 자리에서 조리를 시작하는 것이 다른 점이다
한자어 단어를 더 높게 여기는 경향이 있어 갈비탕, 추어탕 등 독립된 그릇에 나오고 건더기가 국에 비해 풍성한 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음
바특하다는 ‘국물이 흥건하지 않고 톡톡하다(국물이 적어 묽지 않다)’라는 뜻
양양 뚜거리탕
부대찌개
전골
전골틀(벙거지틀)
찌개와 전골의 차이는 짜장과 간짜장과 같다?
찌개는 재료를 익히는 과정에서 우러난 자작한 국물과 건더기를 먹는 것으로 미리 끓여 완성된 채로 상에 올라가는 요리
2012년 이후 각종 여행트렌드 보고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여행과 식문화의 결합이며 외국인이 찾는 컨텐츠로도 부각(’12~’15, 관광공사 등)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어렵고 힘들던 시절 있는 재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넣고 물을 넉넉히 부어 나누어 먹던 문화는 존재
우리 밥상을 부르는 이름, ○○첩 반상
우리나라의 전통상차림은 3첩, 5첩, 7첩, 9첩, 12첩 등이 대표적으로 그 안에 4계절과 5가지 맛, 5가지 색, 5가지 식감이 담겨진 종합건강식(2007, 김영복)
과거 궁중에서는 여름철 상추쌈의 찬(饌)으로 얹어 먹었다고 전함
신선로
병어감정
암치지짐이
18세기 사색당파가 요란하던 시절, 노론의 사대부 집에서 이 음식을 주로 만들어 먹었다고 전함
이바지음식에는 다진쇠고기를 대합에 넣어 찌는 대합찜이 많이 쓰임
감동젓찌개
웅어감정
대합전골
능이버섯은 ‘1능이, 2송이, 3표고’라는 말이 전할 만큼 독특한 향을 자랑
명태무왁찌개
감자전골
능이버섯
무청시래기가 인기가 많아지면서, 최근에는 ‘시래기무’라고 하여 무는 버리고 시래기만 수확할 수 있는 전용 품종들을 많이 재배
과거에는 마을과 집안의 대소사에 쓰기 위해 팥잎을 많이 준비했다고 함
호박지는 그대로 먹지 않고 대부분 찌개를 끓여먹는 용도에 쓰임
무청시래기찌개
팥잎장
호박지찌개
이외에 서천에는 신선한 바다생선과 해조류를 이용하는 음식이 발달하였고, 특히 생선잡탕찌개도 유명
게국지찌개
서대찌개
우럭젓국찌개
돼지묵전골이라고도 하며, 태평초, 태평주, 묵두루치기 등의 이름도 존재
태평추
미역귀된장찌개
생멸치찌개
충남에서는 닥재기, 전남에서는 장대, 함경에서는 달재, 평안북도에서는 숫달재, 황해에서는 줄어치라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림
조기찌개
달강어
홍어찌개
‘오분자기’는 ‘전복의 새끼’가 아니다?!
오분자기(Haliotis diversicolor aquatilis)는 전복(Haliotis discus)과 생김새가 거의 흡사하지만 엄연히 다른 생물로, 현재까지 양식이 불가능
오분자기뚝배기
전복(좌) vs 오분자기(우)
꿩토렴
현재는 지자체 나름대로의 방법과 기준으로 진행되어 중복과 혼선이 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