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토종이로소이다! - 난세의 영웅이 될 수 있는 농업자원 (작물編) -
요약
1. 나는 토종이로소이다!
토종이란 자생종과 재래종을 함께 부르는 말이다. 자생종은 우리나라 자연에서 지금까지 생존해온 동식물의 총칭이며, 재래종은 사람에 의해 재배, 사육된 종으로 식물에서는 작물, 동물에서는 가축을 의미한다. 토종은 일반작물에 비해 수량은 많이 작은 편이나 기능성 물질, 색깔, 병해충 저항성, 환경적응성이 뛰어나 육종재료로 유용하다. 또한 우리나라 고유의 의식주 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농촌의 문화를 그대로 담고 있는 문화상품이며, 지역의 정체성(identity)을 알릴 수 있는 지역특화 작목의 소재가 될 수 있다.사실 우리나라의 토종 종자는 근대화가 시작된 이후로 많이 사라진 상황이며, 이는 세계 공통의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는 이천 자채방아마을의 자채미(紫采米), 김포 안동권씨 지사공파의 자광미, 남원 청보리, 순창 땅개보리, 성주 왜동보리, 함안·흑산·제천 찰보리, 소맥재래밀, 충남 재래밀 등의 중요 식량 작물이 보전되고 있다. 이외에도 모래조, 호조, 청미실, 강돌립, 국분, 사위속임 등의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조와 벼룩기장, 황기장, 흰기장, 찰옥수수, 쥐이빨옥수수, 청태, 좀콩, 납작콩, 한아가리콩, 호랑이콩, 수박태, 아주까리콩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토종 작물이 살아있다. 구황작물의 대표인 감자와 고구마로는 분홍감자, 자주감자, 하지감자, 노랑감자, 흰감자, 해남 물고구마, 무안 밤고구마가 있으며, 김치에 빼놓을 수 없는 개성배추, 의성 조선배추, 울산배추, 화성군 서산면의 조선배추, 보성의 봄배추도 존재한다. 이외에도 강화 순무, 제주갓, 완도갓, 해남갓, 두륜산갓, 뚝섬상추, 은평오그라기, 안동상추, 되호박, 지레호박, 청호박, 참호박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우리의 것이다.
2. 외국은 토종을 이렇게 씁디다!
일본에서는 1960년대의 고도 성장기를 거치면서 다양성을 잃고 단일화 되어가던 고유의 식생활이 재래종과 함께 부활하고 있다. 북해도의 여덟줄 옥수수에서 부터, 아이즈 소국 호박, 설채, 전통 소송채, 나가오카 주머니가지, 쇼고무, 뽕나무 콩, 마쓰사카 적채, 금시초, 케마오이, 히로시마 오쿠라, 야마토이모, 나가사키배추, 스이젱지 콩나물, 오키나와의 모우이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유럽은 제2차 세계대전이후 토종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였으나 최근 EU의 PDO (지리적 표시제)와 농업 유전자은행을 통한 본격적인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스위스의 카르둔(Cardon épineux de Plainpalais), 퀴티거 당근, 영국의 여섯줄 보리 맥주와 위스키, 스페인의 무차미엘 토마토, 포르투갈의 토종포도로 만드는 포트와인, 노르웨이의 그린스타드 티모시, 핀란드의 푸이쿨라 감자, 그리스의 에글로비 렌틸콩 축제, 이탈리아의 엠머 밀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미국의 경우,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여전히 옥수수, 호박, 콩의 토종 품종을 보전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예로 이로쿼이 족의 흰 옥수수(Iroquois white corn), 아리카라 호박(Arikara squash), 파우니 콩(Pawnee bean) 등을 들 수 있다.
3. 시사점
최근의 소비 트렌드에서는 건강식품, 전통식품 재료, 이야기가 담긴 문화상품이 각광을 받고 있다. 따라서 토종 작물이 시대적 흐름에 잘 맞는 틈새 또는 차세대 상품으로서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재평가될 필요가 있다. 세계시장에서 통할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토종의 가치를 높이는 농법, 기능성 물질 탐구 등의 연구와 문화상품 개발을 담당할 연구협력체의 구성이 필요하다.
목차
<요 약>
Ⅰ. 나는 토종이로소이다! ····························· 1
Ⅱ. 외국은 토종을 이렇게 씁디다! ·········· 12
Ⅲ. 시사점 ························································· 20
토종이란 자생종과 재래종을 함께 부르는 말이다. 자생종은 우리나라 자연에서 지금까지 생존해온 동식물의 총칭이며, 재래종은 사람에 의해 재배, 사육된 종으로 식물에서는 작물, 동물에서는 가축을 의미한다. 토종은 일반작물에 비해 수량은 많이 작은 편이나 기능성 물질, 색깔, 병해충 저항성, 환경적응성이 뛰어나 육종재료로 유용하다.
벼, 보리처럼 오래 전부터 재배되던 작물이나 배추, 고추, 감자, 고구마, 딸기처럼 외국에서 도입되었으되 우리나라에 완전히 토착화된 동식물
부대찌개, 짜장면, 짬뽕은 토종음식인가?
‘재래종’에 대한 개념처럼 재료나 조리법 등은 외국에서 왔으나 우리나라에 최적화되고 긴 세월동안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음식이므로 우리음식으로 봄
외국계 회사가 종자를 장악한 상황에서 독자품종을 개발할 수 있는 소재로 매우 유용
종자(種子)도 중요하지만 작물, 가축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향토음식의 재료로서도 요즘 같은 시기에는 큰 경쟁력을 만들 수 있는 요소
전국 명산지의 농산물, 토종일까요?
인삼에는 풍기, 강화, 금산, 생강에는 서산, 5쪽 마늘의 단양, 의성, 서산, 대파와 울금의 진도, 갓의 여수, 순무의 강화… 그 외는?
각국에서는 이러한 재래종들을 유전자원보존기관을 통해 수집보존 중
이러한 작물들은 주식이나 부식의 주재료는 아니지만 음식의 향이나 맛을 결정하는 양념채소류가 많아 ‘어머니의 손 맛’의 비밀이었을 확률이 높음
통일벼 재배시험
파주 장단콩
칡소
들깨
재래종은 대부분 자가 채종을 하기 때문에 종의 순수성을 보존하는데 한계가 있고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우량품종을 저렴하게 보급한 것도 한 원인
이천 자채방아마을은 매년 축제를 열어 예로부터 쌀의 명산지임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재래종을 부각시켜 다른 쌀의 가치도 높인 사례
보리
여주 자채쌀
자광도(확대)
자광도(紫光稻)
품질, 수량 등으로 보면 현대의 신품종이 단연 우세하나 보리 뜨물장 등 전통음식이나 지역 고유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것은 역시 토종 보리
청보리 밭
겉보리
검정보리
늘보리
대표적인 품종으로는 소맥재래, 왜형 1호, 전북 3호, 통밀, 충남 재래 등
당시 보통밀의 수량이 300kg/ha가 안되던 시절, 앉은뱅이 밀의 피를 받은 게인스라는 품종은 1409kg/ha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기록했으며, 현재도 세계 재배면적의 1/4, 10억ha이상의 면적에서 앉은뱅이 밀의 후손이 재배 중
우리 밀 왜 찾아보기 힘들까요?
사실 오랫동안 뜻있는 사람(우리밀살리기 운동본부 등)들에 의해 우리 밀을 보존하고 이를 상품화하는 노력은 계속되어 왔음에도 효과는 미미
남아 있는 종으로는 모래조, 호조, 청미실, 강돌립, 국분, 사위속임 등이 있으며 강원도 일부 지역에 아직도 토종 차조를 재배하고 있다고 함
서양의 단옥수수, 초당옥수수 등과 차별화된 맛과 식감, 용도로 아직도 사랑받고 있으며 지역마다 서로 다른 품종이 존재한다고 함
기장
조
쥐이빨옥수수
청태
콩알의 모양별로도 좀콩, 납작콩, 한아가리콩 등이 있으며 파종기나 숙기에 따라 40일콩, 올태, 유월두, 서리콩, 쉰날거리콩(50일콩)으로도 나눔
호랑이 강낭콩
제비콩
갓끈동부
물고구마
꽃이 진 후 달리는 씨주머니인 목화다래는 채 벌어지지 않았을 때 먹으면 은은한 단 맛을 느낄 수 있었던 추억의 간식거리
목화솜
목화꽃
목화다래
의성 조선배추
그 외에 경기도 화성군 서산면의 조선배추, 보성지방의 봄배추가 있음
1994년 11월 강화 지역특산물인 ‘순무’를 상품화하자는 논의에서 비롯되어 지금은 고유브랜드로 자리 잡을 만큼 성공한 사례
최근 일본종자인 ‘만생평경대엽고채’가 수량도 많고, 톡 쏘는 맛이 다소 약해 오히려 요즘 입맛에 맞기 때문에 토종 갓 대신 재배가 늘고 있다고 함
강화순무
순무 동치미
자색갓
얼청갓(청자색)
쓴 맛이 약해진 이유는 품종 탓이 아니라 비료와 토양, 재배법이 좋아져 수확까지의 시간이 매우 짧아졌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
특이하게도 지역별로 선호하는 모양과 색깔이 다른 것이 상추만의 특징으로 예를 들면 경북 산간과 강원도는 청치마 상추, 부산은 흑치마상추가 인기
적축면상추
청치마상추
수비초
재래 사과참외
호박도 재래종이라 하면 황색의 큰 호박만 생각하는데 되호박, 지레호박, 청호박, 참호박, 약호박, 떡호박, 토종 단호박, 울릉호박 등 천차만별임
여덟줄 옥수수(북해도)
아이즈 소국호박(후쿠시마)
설채(야마가타)
전통 소송채(도쿄)
주머니 가지(니가타)
쇼고 무(교토)
뽕나무 콩(기후)
재배의 역사가 끊겼었으나 농협(JA)과 지역농업개량보급센터가 미에현 과학기술진흥센터에서 남은 종자를 보급 받아 2001년 부활
마쓰사카 적채(미에)
금시초(이시카와)
케마 오이(오사카)
히로시마 오쿠라
토로로 지루는 마를 갈아 즙을 내어 맑은 장국에 섞어 놓은 요리
야마토이모(나라)
나가사키 배추
스이젱지 콩나물
모우이(오키나와)
카르둔
퀴티거 당근
루타베가
콩(Brienzer Chrugler)
맥주는 ‘06년 Valhalla Brewery에서 ‘Island Bere’을, 위스키는 ‘04년 Arran,’07년 Lochranza, Bruichladdich distillery에서 다양한 제품을 판매
밀짚 지붕(잉글랜드)
꽃양배추(스코틀랜드)
맥주(스코틀랜드)
위스키(스코틀랜드)
이들 품종은 주로 스페인의 남동부의 소규모 과수원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스페인 교육과학부에서 보호를 위하여 정책적인 개입을 하는 중
포트와인은 브랜디를 발효 중인 와인에 첨가하며, 셰리는 발효 후 첨가
무차미엘 토마토(스페인)
알프로체이로 포도(포르투갈)
포트와인(포르투갈)
이외에도 노르웨이에는 ‘Molstad’라 불리는 재래종 붉은 토끼풀도 존재
그린스타드(노르웨이)
푸이쿨라감자(핀란드)
렌틸콩 축제(그리스)
엠머 밀(이탈리아)
실제로 옥수수(첫째)는 콩(막내)이 오를 수 있는 지지대가 되며, 콩은 옥수수에 필요한 비료(질소)를 제공하고, 호박(둘째)은 자연 멀칭으로 토양이 촉촉하게 하고 잡초가 자라는 것도 방지
이로쿼이 흰 옥수수(제품)
아리카라 호박
파우니 콩(Pawnee bean)
역사가 있는 농산물, 맛이 있는 향토음식, 지켜야할 우리 종자, 이를 지키는 사람들과 그에 얽힌 이야기 등은 최고의 상품
지방재래종이므로 지역명이 붙어 있으며, 이를 재료로 하는 향토음식 등도 남아 있어 농산물 뿐 아니라 6차산업 소재로서도 훌륭
종자자원은 보존하고 있으나 주기적인 갱신이 필요하며, 갱신에는 종자의 주재배지에서 하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지역특화가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