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 해(寒害)
    넓은 의미의 한해는 기온이 낮아짐에 따라 일어나는 작물의 여러 가지 생육장해로서 동해, 한풍해, 냉온장해, 상해 등이 있으나, 한해의 주체가 되는 것은 동해와 상해(저온장해)이다. 구미에서는 보통 양자를 통털어 Frost injury(동상해)라고 하는데 이는 상해나 동해 모두 세포조직내에서 결빙이 일어남으로서 입는 피해이기 때문이다.

1. 동 해(凍害)
    동해는 저온으로 인하여 식물체 조직내에 결빙이 생겨서 식물체 또는 그 일부의 조직이 동사하는 것으로, 한해의 주체가 된다. 맥류에 나타나는 피해양상으로 초기에는 고엽이 발생하다가 온도가 더욱 내려가면 고사경이 발생하게 되고 이러한 추위가 지속되게 되면 고사주가 발생하여 수량을 감소시킨다. 식물체 또는 조직의 동사는 저온에 의한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조직내에 결빙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즉 식물의 조직을 냉각하면 그 조직이 동사점 이하로 온도가 내려가도 좀처럼 동결이 일어나지 않고 과냉각(Supercooling) 되는 경우가 많은데 과냉각만으로는 피해가 없어 -5∼-10℃까지 내려가더라도 조직내에 결빙이 생기지 않으면 피해를 입지 않지만 -1℃에서도 결빙이 생기면 동사하게 된다. 결국 조직내에 얼음이 생기는 것이 세포가 죽게 되는 직접적인 원인이다. 식물체내에서 결빙은 두가지의 형태(조 1987; 岩下 1971)로 이루어진다. 하나는 세포내의 수액이 결빙하는 세포내 결빙이고, 다른하나는 세포간극에 함유되어 있는 수액이 결빙하는 것이다. 세포결빙이 일어났을 경우에는 동결온도나 동결시간 여하에 불구하고 거의 치명적이어서 조직이 사멸한다. 이것은 세포내 결빙에 의해서 원형질의 콜로이드적 구조에 기계적인 장해를 주는 동시에 원형질을 탈수시켜 콜로이드를 파괴하므로 그 기능을 잃게 하기 때문이다 세포의 결빙에 의하여 세포간극에 얼음이 생겼을 때에는 조직이 치사하는 경우와 치사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세포의 결빙에 의하여 치사하는 것은 세포간극에 얼음이 생길 때보다도 녹을 때 그 피해가 더 큰데 그 이유는 세포와 세포 사이에 만들어진 얼음이 급격하게 녹아서 물로 되는데, 그 물이 원형질막을 투과해서 세포안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세포막쪽이 원형질보다 급속히 물을 흡수하므로서 원형질이 세포막으로부터 떨어져 찢겨서 사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햇볕이 잘 안드는 불량한 장소에서 생육한 맥류보다는 햇볕이 잘 드는 양지바른 곳에서 자란 맥류가 동해를 더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추운 겨울철에 작물체의 온도가 상승하면 조직내에 얼음이 급격하게 녹기 때문에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상과 같이 동해는 조직내의 수액이 결빙하면서 발생하는 피해이기는 하나, 피해 정도는 온도의 변화 양상이나 식물체의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즉, 식물체의 체온이 낮아지면 원형질 사이의 세포간극에서 결빙이 생기므로 세포액의 부피가 변화하게 되고, 이에 따라 조직내에서 수액은 새로운 평형상태를 유지하게 되는데 그 양상은 온도의 변화양상과 식물체 상태에 따라 세가지의 결빙형태로 나누어지고 이에 따라 피해정도 큰 차이를 나타낸다(Olien 1964, 1969). 첫번째는, 온도가 서서히 그리고 규칙적으로 저하하면서 조직내에 결빙이 이루어지는 형태로서, 이때에는 원형질 사이의 세포액 함량에 급작스런 재조정이 없어 서서히 수액이 감소하면서 결빙이 이루어져 식물체에 큰 장해를 주지 않고 수액의 평형이 이루는 결빙형태로 이를 평형동결형(Equilibrium freezing pattern)이라고 하며, 이 경우에는 보리에서 -20℃까지도 조직이 생존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의 형태는 온도변화가 급격하고 변화폭이 클 때 발생하는 결빙형태로, 원형질 사이의 세포액 함량이 갑작스럽게 변화하여 식물체가 생리적 장해를 상당기간 받은 후에 다시 평형상태로 돌아오는 결빙형태인데 이를 불평형동결형(Non-equilibrium freezing pattern)이라고 하며, 이때에는 -8℃만 되어도 조직이 사멸한다. 세 번째는 경화되지 않은 조직에서 얼음이 얼 때 이루어지는 결빙형태로 조직이 경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결빙이 발생할 때 원형질이 파괴되어 세포가 죽고 내용물이 외부로 누출되는 결빙형태로서 이를 연한 조직의 전형적인 불평형동결형(Non-equilibrium freezing pattern typical of tender tissue) 이라고 하며 식물체는 조직내에 결빙이 생기게 되면 온도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죽게 된다.

2. 상 해(저온장해)
    겨울철에 증대된 내동성은 봄이 되어 기온이 상승하게 되면서 차츰 연화(dehardening)된다. 이 시기에 맥류는 유수가 형성되고 절간이 신장하게 되는데, 이럴 때 기온이 급강하하면 저온으로 인 하여 유수가 해를 받아 동사하거나 불임이삭이 발생하게 된다. 이와 같이 이른 봄이나 늦은 봄에 생육중인 식물체 또는 기관이 서리나 0℃ 이하의 저온에서 받는 피해를 상해 또는 동상해 라고 한다. 서리는 보통 봄, 가을에 기온이 0℃ 이하일 때 수증기가 얼음 즉 서리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공기가 건조한 경우에는 서리가 발생하지 않을 때도 있어 상해는 저온에 의한 경우와 저온과 서리가 동시에 닥칠 경우의 두가지의 형태가 있는데 저온만에 의한 경우보다는 식물체에 서리가 내렸을 경우에 피해가 훨씬 크게 나타나고 있다(표 1). 한해에 의한 피해 정도는 저온을 받은 시기, 저온의 강도, 서리의 유무, 작물체의 생육단계 및 경화

표 1. 저온에 의한 보리 유수의 동사율 (小田, 1963)


처리온도(℃)



처리시간(시간)



유수동사율(%)



서리가 내릴 때



서리가 없을 때



- 6



2.5
5.0
7.5



50.0
56.3
92.3



20.0
41.7
78.6


 

정도 등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그 피해 양상은 동해의 경우보다 더 복잡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같은 포기내에서도 얼자에 따라 유수의 발육정도 및 절간장의 길이가 다르기 때문에(남 1983) 피해정도가 각기 다르며, 이는 저온을 받는 시기에 따라 같은 식물체내에서라도 저온피해는 생육정도에 따라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우리 나라 환경에서 봄에 저온에 의해 가장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장해는 유수의 퇴화와 불임인데 퇴화와 불임이 발생할 수 있는 저온은 -2.5∼-3.0℃로 보고되었다(구 1999). 퇴화 발생시기를 보면 출수기와 수잉기에 가장 예민하고 실제포장에서는 영화분화기에 퇴화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리의 저온 장해유형*(A)불임 *보리의 저온 장해유형*(B)백수
*보리의 저온 장해유형*(D)부분퇴화
*보리의 저온 장해유형*(D)부분퇴화
*보리의 저온 장해유형*(E)부분퇴화
*보리의 저온 장해유형*(F)퇴화 *보리의 저온 장해유형*(G)퇴화
*보리의 저온 장해유형*(H)퇴화

*보리의 저온 장해유형*
(A)불임 (B)백수 (C)탈색 (D),(E)부분퇴화 (F),(G),(H)퇴화

*밀의 저온장해 유형*(A)불임 *밀의 저온장해 유형*(B)백수
*밀의 저온장해 유형*(C)탈색
*밀의 저온장해 유형*(D)부분퇴화
*밀의 저온장해 유형*(E)부분퇴화
*밀의 저온장해 유형*(F)부분퇴화 *밀의 저온장해 유형*(G)부분퇴화
*밀의 저온장해 유형*(H)부분퇴화

*밀의 저온장해 유형*
(A)불임 (B)백수 (C)탈색 (D),(E),(F)부분퇴화 (G),(H)퇴화

    田島(1975) 등은 이동식 동상해 실험장치를 이용하여 포장상태에서 맥류의 유수장이 2∼50 mm인 시기기에 -2∼-10℃에 1시간 처리한 결과, 밀은 유수장 2∼3 mm부터, 보리는 7∼8 mm부터 동사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밀은 유수장 2∼3 mm일 때 -10℃에서 30%가 동사하였으나, 보리는 유수장이 7∼8 mm일 때 -10℃에서 동사율이 3%이었으며, 유수장 13 mm일 때 -5℃에서, 25 mm 이상이면 -3℃에서 동사하기 시작하여 -8℃에서 최대(13 mm : 40%, 25 mm이상 : 90%)에 달하였다. 그러나 밀은 유수장이 11∼13 mm 및 20 mm 이상인 시기에는 -2℃에서 동사되었고, -6℃에서 거의 최대에 달하여 봄철의 동상해에 대한 내동성은 보리보다 밀이 현저하게 낮았다. 그러나 어느 정도 이하의 저온에서는 유수의 분화정도보다도 유수가 있는 위치 즉, 절간장의 길이가 유수의 동사에 더 크게 영향하는 경우가 많다. 간장과 유수 동사와의 관계를 보면 간장 5 cm정도 이상이면 유수의 발생정도와는 관계없이 동사가 보이나 그 이하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았는데(小田 1963), 이는 지표부근의 미세온도가 부위에 따라 크게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되며, 또한 생육이 진전되지 않은 유수는 많은 엽초에 쌓여 있어 저온내습시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유수의 생육정도에 따라 발생하는 장해도 차이가 있어 유수의 생육이 비교적 진전되지 않는 시기에는 시기적으로 온도가 낮아 유수전체 또는 부분이 동사하는 경우가 많으나 생육이 진전되어 출수기경에 저온피해를 받게 되면 불임현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출수기경에 갑작스럽게 저온에 처하여 불임이 발생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동상해로 구분하고 있으나 좀 더 세부적으로 구분해 본다면, 여름철에 식물의 세포내에서 결빙이 일어나지 않을 정도의 저온(1∼5℃)이 비교적 장기간 계속됨에 따라 받게 되는 냉온장해(chiliing injury)로 구분하는 것이 더 타당성이 있다. 불임형의 동상해(저온장해)는 발생시기가 늦기 때문에 저온을 만나게 되면 화기나 화분이 장해를 받아서 불임이 된다. 장해를 받는 저온의 정도는 연구결과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1.0∼-1.5℃에서 3∼4시간 정도이면 피해가 나타나나 개화기에는 표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2℃정도의 저온에서도 지속시간에 따라 불임이 상당히 발생한다. 온도와 불임과의 관계를 맥종간에 비교해 보면 감수분열기에 -4℃에서 3시간 처리에서는 불임율이 무처리 12%에 비해 15%였으나 영화분화기에 18%로 증가하였고, 밀(그루밀)의 경우에는 -2℃에서도 40% 이상이 불임이 되어 밀이 보리보다 이시기에 저온에 의한 불임피해가 컸다(김 1985a). 실제로 밀과 보리는 포장조건에서 조기출수를 유도하여 재배할 경우 표 3에서 보는 바

표 2. 보리, 밀의 개화기의 저온처리에 따른 불임율 변화 (小田, 1963)


처리온도



처리시간



보리





+2℃이하의
적산 온도



불임율(%)



+2℃이하의
적산온도



불임율(%)


-4
10
5
60.0
31.0
65
61
60.0
31.0
62
50
-2
10
5
38.0
19.0
67
60
40.0
20.0
36
42
+2
10
2.7
25
2.6
45
무처리
 
0
0
0
0

표 3. 출수기와 불임율과의 관계 (김, 1985b)


맥 종



품종명



출수기 (월.일)



임실율(%)





수원 210호



4.30
5. 6



76.7
94.2



올밀



4.30
5. 4



67.2
93.6



조광



5. 5
5. 8



68.6
99.2



보리



올보리



4.24
5. 2



91.3
95.0



동보리 1호



4.26
5. 3



86.1
91.3



부농



4.26
5. 2



95.1
95.0


와 같이 밀은 출수기가 앞당겨짐에 따라 저온장해를 크게 받아 임실율이 크게 떨어진 반면 보리는 둔감하였다. 저온장해 발생유무에 있어 쉽게 구분할 수 있는 외관적 특징으로 유수장과 간장 특히 제1절 간장, 지엽-이삭간 거리가 저온장해 정도에 따라 큰 차이가 있어(구 1999) 이를 기준으로 저온장해 피해정도를 산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밀과 보리의 월동기간 중 내동성은 일반적으로 밀이 높아 보리와 밀이 주간엽수 5∼6매 일 때 경화가 잘된 경우에는 동사한계 온도가 각각 -17℃, -21∼-25℃정도이며 실제로 겨울동안에 혹한이 올 때에도 보리보다는 밀의 생존율이 높다. 그런데 앞에서도 설명한 바와 같이 봄철에 저온에 의한 상해는 같은 저온에서도 보리가 밀보다 고사율이 훨씬 적으며, 불임율도 낮은 것으로 나타나, 겨울철의 식물체 조직의 동결에 의한 동해와 봄철 저온에 의한 상해 즉, 영양생장기간의


그림 1. 감수성 물질조직의 냉온장해 기작 모식도 (Singer, 1971)
그림 1. 감수성 물질조직의 냉온장해 기작 모식도 (Singer, 1971)

동해와 생식생장기간의 상해와는 맥종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량에 있어서도 저온에 대해 맥종간 차이를 보이는데 같은 저온정도에서 보리가 11%의 수량감소를 보인 반면 밀은 59%나 감소하여 맥종간 차이가 심함을 알 수 있다. 냉온장해(chilling injury)의 기작을 보면 그림 1과 같은데, 식물체가 어느 한계온도에 놓이게 되면 식물의 세포막은 상(相)이 변하여 유동성 투명액상으로부터 고상의 젤 구조로 변하면 세포질이 응고되는데 이러한 상의 변화는 투과성을 증가시켜 수축하게 된다고 하였다(Singer 1971). 이런 상의 전이는 투과성을 증대시킬 뿐만 아니라 비세포막 부착 효소계와 불균형 상태가 되어 반응이 잘 이뤄지지 않아 세포막 부착 효소계와 전이차(Ea)를 증가시키게 된다. 그리고 Pyruvate, Acetaldehyde, Ethanol과 같은 대사물질은 해당과정과 Mitochondrial계의 사이에 축적된다. 이들 복합 물질들은 초기 냉온장해시에 축적되며 장기간 냉온장해가 계속되면 세포나 조직은 해를 받고 죽게 된다. 또한 세포막 부착 ATPase 활력 변화와 Mitochondrial 호흡억제로 에너지의 공급은 크게 감소되는데 이로 인해 세포의 정상적인 에너지 균형이 깨지고 원형질 유동이 중지되어 장해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3. 상주와 동상해(霜柱와 凍上害)
    겨울에 토양중의 수분이 빨려 올라와 가늘고 긴 빙주가 다발로 되어 표면에 솟아난 것을 상주(서릿발)라고 하며, 토양중의 수분이 지표하에서 얼음층을 형성하여, 그 압력에 의해서 상층의 동결토양이 밀려 올라오는 것을 동상이라고 한다. 서릿발은 토양수분이 60% 이상이고 지표온도는 0℃이하, 지중온도는 영상일 때 발생하게 되는데 화산회토나 경한 적토지대에서 많이 생성되고 사토에서는 거의 생기지 않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남부지방의 식질토양에서 많이 발생한다. 동상은 토양의 동결에 의해 생기는 현상이므로 산간지방 등 추운지역에서 적설량이 적고 토양층에 깊은 동결층이 생길 때 발생한다. 서릿발이 생성되거나 동상이 생기면 뿌리가 끊어지고 식물체가 솟구쳐 뿌리의 기계적 상해, 동해, 건조해 등을 입게 된다.

4. 건 조 해(乾燥害)

    가뭄이 들면 토양수분 부족으로 생육이 저해되고 심하면 고사하게 되는데 이를 한발해라고 부른다. 특히 맥류는 월동기에 동결층이 깊게 형성되면 식물체에 수분의 공급이 차단되고 따뜻한 날에는 지표부근과 식물체는 녹아서 수분이 증발되어 수분부족이 일어나 식물체가 건조해를 받게 된다. 이러한 피해는 주로 월동 직후에 기온이 높고 공기가 건조하게 되어 토양수분의 증발이 심할 때 일어나는데, 우리 나라에서 맥류에 발생하는 한해의 간접적인 피해의 주원인이 된다. 이와 같이 겨울철의 건조해는 식물체가 뿌리로부터 수분을 공급받지 못하여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식물체 조직내에서 일어나는 동결과 관계된 건조해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장해에는 두가지의 형태가 있다. 하나는 저온으로 조직이 동결하였을 때, 조직내 얼음과 세포액 사이에 있는 수액의 농도가 변하여 일어나는 장해이고, 또 하나는 세포내 증기(Vapor)와 얼음 사이에 있는 물분자의 밀도가 변화하여 받는 피해이다. 전자의 경우는 보리의 조직이 -16℃정도에서 동사하나 후자는 -20℃에서 동사한다고 한다.